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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맛과 색을 느끼는 또 다른 방법. 젠하이저 헤드폰 앰프 HDVD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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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는 맛이 있다. 담백하고 시원하거나 깊이있고 부드러운 맛은 혀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소리에는 색도 있다. 밝고 화려하거나 상쾌하고 명랑한 색감은 귀를 통해서 보기도 한다. 그런 맛과 색을 귀로 느끼고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면, 아마도 음악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음악가에게 명품 악기가 있어 그들의 재능에 날개를 달아준다면,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명품 오디오 시스템이 그들의 갈증을 채워주는 샘물이다. 만만치 않는 댓가를 치러야 그것의 주인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을 소유하는 순간 새로운 형태의 느낌, 몰입, 감동을 얻을 수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젠하이저(www.sennheiser.com)의 HDVD 800은 그런 이들의 마음을 일렁이게 만들 매력이 충분한 ‘물건’이다. 헤드폰을 위한 디지털 앰프인 HDVD 800은 젠하이저의 하이엔드 헤드폰 라인업인 HD800, HD700, HD650, HD600 등과 궁합을 맞출 때 최고의 소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깔끔하면서 새련되고, 소박하면서 합리적인 디자인


HDVD 800를 팔등신 모델에 비유한다면 드레스코드는 미니멀리리즘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모습은 단순함 그 자체다. 실버 색상의 알루미늄 케이스 안에 꼭 필요한 것들만 담아냈고, 어느 곳에 놓아도 자기의 존재감을 과하게 들어내지 않을 만큼 소박하다. ‘2013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우수상(Best of the Best)을 수상하면서 디자인의 우수성도 입증 받았다.


단순함이 자칫하면 지루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기에 위쪽에는 블랙 글래스를 살포시 얹어 속살을 살짝 내 비친다. 이렇게 속을 보여준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그 만큼 제품의 품질에 자신 있다는 속내를 들어낸 것이기도 하다. 유리 너머로 살짝 들여다 보이는 품격있는 부품들이, 가지런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진공관 앰프의 향수가 살짝 묻어난다.


제품 앞면은 왼쪽부터 전원 버튼, XLR-4(밸런스) 출력, 1/4인치(6.35mm) 소켓(언밸런스), 입력 선택 스위치, 볼룸 조정 다이얼이이 자리를 잡고 있다. 입력 선택 스위치 위쪽에는 입력 소스를 표시해 주는 LED 램프가 들어가 있다. XLR-4와 6.35mm 스테레오 출력 단자는 각각 2개씩 탑재되어 있다.


특히 XLR-4 출력 단자를 내장한 점은 오디오 마니아들이 눈 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소리의 간섭과 왜곡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밸런스 출력을 제공하는 XLR-4 단자를 지원한다는 점은, 충분히 하이파이 오디오 마니아들에게 매력적이다. 보기만 해도 촉촉한 손맛이 느껴질 것 같은 볼륨 다이얼은 알프스(Alps RK 27 Quad)를 채용했다.


패키지는 HDVD 800 앰프, 윈도용 설치 CD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전자제품을 사면 당연하게 제공되는 전원 케이블도 없다. 헤드폰 앰프를 살 정도의 마니아려면 전원 케이블도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 쓴다는 점을 감안한 듯하다. 이는 전원 케이블 조차도 취향과 궁합을 생각할 만틈 하이엔드 제품이라는 점을 은연중에 과시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크기는 224x44x306mm 무게는 약 2.25kg이다. 책상이나 오디오 데크에 놓아 두고 사용하기에는 적당한 몸집이다. 전원은 100~240V(50~60Hz), 최대 출력은 480mW(XLR-4 1kHz 600Ω). 주파수 응답은 0.3Hz-10kHz(-3dB)을 지원한다. 


   다양한 아날로그 및 디지털 입력 단자, 24비트 192kHz 지원


정갈한 앞면 모습과 달리 뒷면은 복잡하고 기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 만큼 다양한 입력 단자를 채용하고 있기때문이다. 뒷면을 보고 있노라면 'HDVD 800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이미 다양한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메시지가 전해오는 것 같다.


하지만 꼭 그런것만도 아니다. USB나 디지털 입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PC를 이용한 고급형 오디오 시스템을 꿈구는 이른바 피시파이(PC-Fi)에 눈독을 들이는 고객들이라면 한번쯤 욕심을 내어볼만 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최근에 나온 애플의 맥북 시리즈와 HDVD 800가 참으로 잘 어울릴 것 같다.


뒷면의 입력단자는 가운데 배치한 XLR-3 출력단자를 중심으로 왼쪽의 아날로그와 오른쪽의 디지털 입력부로 나누어진다. 아날로그 입력단자는 XLR-3와 RCA를 지원한다. XLR-3와 RCA 단자 사이에는 회전식 입력 게인 스위치(Input attenuation rotary switch)가 들어가 있어, RCA 입력 단자로 들어오는 입력 전압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입력은 USB(B 타입), S/PDIF 광(OPT)과 동축(COAX), XLR-3(AES/EBU) 단자를 채용했다. USB는 USB 2.0과  USB 3.0 규격을 지원하며, USB 오디오 클래스는 2.0을 사용한다. 최대 샘플링 주파수 192kHz로 24비트 디지털 신호를 처리할 수 있으며, 디지털 아날로그 컨버터는 버-브라운(Burr-Brown) 제품을 채용했다.


44.1kHz, 48kHz, 88.2kHz, 96kHz, 176.4kHz, 192kHz의 샘플링 주파수를 지원하지만 광디지털 입력의 경우는 88.2kHz만 지원한다. 광 디지털 입력에서 192kHz의 샘플링 주파수 지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구입전에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할 부분이다. 아날로그 단자의 입력 임피더스는  XLR-3가 20kΩ(18 dBV), RCA는 10kΩ(20 dBV)이다.  


참고로 디지털 헤드폰 앰프인 HDVD 800과 함께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인 HDVA 600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HDVD 800이 290만원, HDVA 600은 220만원이다. 국내 출시 시기는 2013년 4분기로 예정되어 있으며, 2년간 국제 보증기간이 제공된다. HDVD 800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제품사양이나 사용설명서를 참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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