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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2007 MOSU] 두 아이들이 신제품 베타테스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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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2007 MOSU] 두 아이들이 신제품 베타테스터입니다
HP PSG그룹 토드 브래들리 수석 부사장

시종일관 굳어있던 그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HP 본사가 주최하는 저녁 만찬 자리, 하루 종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피곤했을 그에게서 웃음을 이끌어낸 촉매는 다름 아닌 가족 이야기. 그를 만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어쩌면 그를 너무 진진한 표정의 무뚝뚝한 사나이로 보이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친 것도 그 순간이다.

마이크로소트의 빌게이츠 회장처럼 집안이 온통 첨단 제품들로 가득 차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미소를 띠며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다만, 22살과 18살 된 두 아이들이 있는데,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 마다 베타테스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하게 하고 있다며 시원한 웃음을 보여준다. 건네준 명함에 새겨져 있던 블로터(Bloter)라는 이름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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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HP의 퍼스널 시스템 그룹을 총괄하고 있는 토드 브래들리(Todd Bradley) 수석 부사장(Executive Vice President). 5월 9일 하루에만 두 번씩이나 그와 무릎을 맞대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오후 세션 사이에 진행된 그룹 인터뷰 시간이었고, 두 번째 만남은 공식 일정이 끝나고 진행된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그를 하루에 두 번이나 얼굴을 맞댄 셈이다.

그의 명함에는 부사장이라는 직함이 인쇄되어 있지만 HP내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상이나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HP는 테크놀로지 솔루션 그룹(TSG), 퍼스널 시스템 그룹(PSG), 이미징 프린터 그룹(IPG)으로 구분되는 세 개의 사업그룹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각의 그룹에는 사업을 총괄하고 지휘하는 세 명의 수석 부사장이 있고, 이들은 마크 허드 최고 경영자의 지휘를 받는다.

토드 브래들리 수석 부사장은 데스크톱PC, 노트북, 워크스테이션, 포켓PC나 스마트폰 같은 개인용 장치들을 개발, 생산, 판매하는 퍼스널 시스템 그룹을 총괄하는 실질적인 사령탑인 셈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만나려 해도 좀처럼 만나기 힘든 그를 두 번씩이나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블로거 입장에서는 행운이었고, 기자로서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HP 성장의 원동력은 효율성, 확장, 혁신, 영업전략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HP는 2005년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에서 28위, 미국 내 500대 기업 중에서는 11위에 올라있는 글로벌 IT 전문 기업이다. 2006년을 기준으로 직원 수는 약 15만 명이며, 전세계 170여 개국 이상에 진출해있다. 1939년에 설립됐으니 우리나라 나이로 치면 고희를 바라볼 만큼 역사도 오래됐다.

세계적인 시장 분석 전문기관인 IDC의 자료에 의하면 2006년 3분기 기준으로 노트북 부문은 전세계 1위, 포켓PC, 데스크톱, 워크스테이션 등의 시장에서는 세계 2위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매출액은 2006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917억 달러(약 84조 7500억원) 이중에서 토드 브래들리 부사장이 총괄하고 있는 퍼스널 시스템 그룹의 매출이 약 34%를 차지한다. 우리 돈으로 약 28조 8,000억 원 정도가 퍼스널 시스템 그룹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다소 식상하고 의례적인 질문이지만 약진중인 HP의 실적을 보면 이러한 성장의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토드 브래들리는 차분하면서도 확신에 찬 말투로 HP의 성장 배경에는 효율성, 확장성, 혁신과 영업 전략이 있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것. 비즈니스와 개인용 제품, 산업용 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지역적 특성에 맞게 확장하는 것이 성장의 큰 축이라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기술 개발과 함께 비슷한 영역에서의 새로운 제품이나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연구개발을 통해 혁신을 시도하는 것도 성장의 힘으로 꼽는다. 여기에 영업 파트너와 채널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강력하고 방대한 영업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약진의 비결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공격과 방어 전략

특히 지역 특성을 고려해 공격과 방어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을 아시아 시장을 예로 들어 설정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처럼 이제 막 성장 단계에 접어든 시장에서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 전략을 통해 시장 확대를 꽤하고 있다. 반면 중국, 인도 시장처럼 성장 단계의 진입을 마쳤고, 보다 큰 잠재력을 지닌 곳에서는 다양한 방어 전략을 구사하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토드 브래들리 부사장은 한국 시장에 대해 “힘겨운 경쟁상대가 무척이나 많은 독특한 시장이다. 경쟁 상대가 많은 만큼 쉽지 않은 시장이지만 IT 인프라가 발달해 있고,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많은 것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히고, “내일(10일)도 서울을 방문해 HP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협력사들과 만날 계획이다.”라며 한국 방문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HP에게 특별히 중요한 시장은 없다. HP가 진출해 있는 전세계 170여 개국이 모두 중요한 시장이다."라고 말하며, ”라이프스타일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젊은 층이 컴퓨팅 환경을 주도하고 있다. 그래서 HP는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개발 및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고, 인구 통계학적 특성을 고려해 제품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연구 개발 분야에서도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모바일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도 왜 울트라 모바일 PC(UMPC)를 출시하지 않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UMPC는 아직까지 뚜렷한 활용 모델이 없다. HP는 특정 솔루션이나 제품이 활용면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히고, ‘아이팩 시리즈와 UMPC가 충돌하는 영역이 있어서 출시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UMPC 시장에 아직 진입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공격적인 미디어 홍보 전략

블로거로서 토드 브래들리 부사장을 만났으니 블로거와 블로거 마케팅에 대한 질문을 빼 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HP 본사 차원에서 블로거를 활용한 마케팅이나 비즈니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토드 브래들리 부사장은 “블로그를 어떤 방법으로 마케팅이나 홍보에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이나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 하지만 블로그 마케팅이나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가능성과 마음을 열어 놓고 있다.”며 다양해진 미디어 환경을 최대한 활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퍼스널 어게인(Personal Again)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이전에는 10%에 불과하던 온라인 광고비 지출이 25%로 늘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블로거뿐만 아니라 동영상, 오디오 등 다양한 인터넷 매체를 활용해 이미 미디어 홍보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 공격적인 온라인 미디어를 이용한 홍보와 마케팅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특히 이번 HP 2007 모빌리티 서밋에서 강조하는 연결성과 이동성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과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해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젊은 고객들을 겨냥한 핵심 키워드다. 이들에게 블로그, UCC 등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생활이다. 아울러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주는 요소이기 때문에 이러한 미디어를 활용한 홍보와 마케팅 전략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해, 적극적으로 온라인 미디어를 활용할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기조연설에서 HP의 모빌리티 전략을 풀어 놓던 토드 브래들리 부사장의 모습은 이루고 싶은 꿈을 이야기 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인터뷰와 만찬에서의 만남을 통해 그의 머리 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모빌리티 세상은 이미 이루어져 가고 있는 현실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만큼 확신에 차 있고,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는 뜻이다. 물론 이러한 HP의 행보에 시장이나 고객들이 얼마나 관심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이제 뚜껑을 열었으니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 아울러 이번에 HP가 선보인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들을 보노라면, 모바일 2.0을 조금씩 이야기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토드 브래들리 부사장의 두 아들들처럼 새로운 제품과 기술에 대한 베타테스터가 되어 보고 싶은 파워 블로거가 적지 않다는 점을 HP를 비롯한 기업들이 알아주었으면 한다. 아직 블로그 세상은 작지만 그들의 말과 글이 가진 영향력은 생각 보다 작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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