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인치 노트북, 이거 노트북 맞아?

생긴 것을 보면 분명 노트북이 맞다. 액정 화면을 반으로 접을 수 있고, 액정을 열면 키보드가 드러난다. 터치패드도 있고, 앞뒤좌우 옆면을 돌아가며 촘촘하게 자리 잡은 각종 확장 포트도 눈에 띈다. 그런데 이 물건 ‘덩치’가 우리가 아는 노트북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 눈에 익숙한 노트북들이 다윗이라면 이 노트북은 골리앗이다. 크기 때문에 붙여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래곤(Dragon)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노트북 윗면에는 용의 모습을 형상화한 무늬가 임프린트(imprint)라는 기법으로 새겨져 있다.HP가 2007 모빌리티 서밋에서 처음 그 모습을 공개한 파빌리온 HDX를 보면, 일단 그 크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속을 속속들이 살펴보면 노트북이라기보다는 웬만한 데스크톱을 능가하는 화려한 사양에 다시 한번 눈길이 가게 만든다.

 

20.1인치 와이드 컬러 액정에 풀 사이즈 키보드를 채용한 HP의 파빌리온 HDX. 내장형 웹캠, 4개의 스테레오 스피커와 서브우퍼, 무선 리모컨까지 제공하는 멀티미디어 노트북이다.(사진:http://www.hp.com)

 

파빌리온 HDX는 노트북이지만 노트북이라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휴대성과는 거리가 멀다. 크기가 약 475x340x58.4mm로 일반적인 데스크톱PC와 비교하면 두께가 좀 얇을 뿐 크기는 거의 비슷하다. 무게는 무려 7kg이다. 당연히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닐 수 있는 그런 노트북이 아니다.이렇게 거대한 덩치를 갖게 된 이유는 우선 20.1인치에 달하는 널찍한 와이드 액정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액정의 최대 해상도는 1,680x1,050 화소로 영화 감상이나 동영상 편집, 게임은 물론이고, 인터넷 서핑이나 일반적인 문서 작업을 할 때도 노트북의 작은 화면이 주는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키보드 역시 일반적인 PC용 키보드와 같은 풀사이즈 키보드가 올라가 있다. 노트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숫자 키패드가 까지 오른쪽에 별도로 있고, 그래도 남는 공간에는 무선 리모컨을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키보드 앞쪽의 공간도 넉넉해서 손목을 올려놓고 작업하기에도 편리하고, 터치패드 역시 덩치만큼이나 큼직하다.속을 들여다보면 입이 더 벌어진다. 우선 프로세서는 2.4GHz의 클록속도를 제공하는 인텔의 코어 2 듀오 T7700 프로세서가 들어가 있다. 메모리 용량은 최대 4,096MB까지 확장할 수 있고, 그래픽 칩셋은 ATI 모빌리티 라데온 HD 2600 XT를 채용했다.

하드디스크의 용량도 무려 400GB나 제공한다. 200GB 용량인 SATA 방식의 하드디스크가 2개가 들어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광드라이브는 DVD±R/RW 듀얼 레이어를 지원하는 HD-DVD 롬이 옵션으로 제공된다. TV 튜너도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TV 시청과 고화질 녹화도 가능하다.스피커는 모두 4개가 들어가 있고, 서브 우퍼도 내장했다.

HDX에 채용된 스피커는 알텍 랜싱 제품으로 액정 아래쪽에 자리를 잡고 있다. 액정 위쪽에는 웹캠과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어, 음성이나 화상 통화 기능도 즐길 수 있다. 영화, 음악 등의 멀티미디어 기능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무선 리모컨을 이용해 조작할 수 있다.

 

인텔 코어 2 듀오 T7700 프로세서에 400GB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탑재하고, TV 튜너와 다양한 확장 포트를 내장한 것도 파빌리온 HDX의 특징이다. 크기는 약 475x340x58.4mm, 무게는 약 7kg이다.(사진:http://www.hp.com)

 

최대 1G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하는 유선랜은 기본이고, 무선랜과 블루투스 기능도 제공한다. 만만치 않은 크기를 가진 덕분에 일반적인 노트북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다양한 확장한 포트를 내장한 것도 눈길이 가게 만든다.

익스프레스카드를 지원하는 PC 카드 슬롯 1개, 4개의 USB 2.0 포트, 2개의 스테레오 헤드폰 단자, 1개의 디지털 오디오 출력과 마이크 입력 단자를 내장했다. HDMI(High 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 외부 모니터 연결, S-비디오 방식의 TV 출력, IEEE 1394 포트도 각각 1개씩 제공된다.

eSATA 단자도 탑재되어 있어 SATA 방식의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직접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액정의 각도를 일반적인 노트북 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아울러 지문 인식 기능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운영체제는 윈도 비스타 얼티밋 64비트 버전이 탑재되고, 배터리는 9셀의 리튬이온 충전지를 사용한다. 배터리 사용 시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이 없지만 덩치나 사양을 보면 넉넉한 배터리 사용시간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듯 하다. 파빌리온 HDX의 출시 시기는 7~8월 정도로 예정되어 있고, 가격은 사양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최소 판매 가격은 2,999달러(약 280만원)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정보 : http://www.h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