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와 HDD가 만났다. 씨게이트 모멘터스 XT

무엇인가를 사야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한 고민을 해야 한다. 마음에 드는 것을 사자니 가격이 너무 비싸고, 저렴한 것의 주인이 되자니 마음이 차지 않는다. 그럴 때 두둑한 지갑을 가지고 있다면 고민을 할 필요가 없겠지만, 당신의 주머니 사정이 마음이 가고 싶어 하는 길을 방해한다면 그것을 피할 수가 없을게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PC는 필수품이다. 그것 없이는 일을 할 수 없고, 그것이 없다면 세상의 재미도 반으로 줄어들지 모른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요즘 사람들에게 PC나 노트북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 재미있는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꼭 필요한 도우미다.

그래서 누구나 재주 많고 능력 있는 그것의 주인이 되고 싶어한다. 때로는 지금 가지고 있는 그것의 성능과 기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대용량 데이터를 만들고 보관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빠르고 넉넉한 저장 공간을 가진 저장장치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씨게이트(www.seagate.com)에서 새로 선보일 예정인 모멘터스 XT는 그런 사람들이 눈 여겨 볼만한 제품이다. 모멘터스 XT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진 저장장치다. 겉모양만 본다면 2.5인치 크기의 노트북용 하드디스크로 착각하기 십상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평범한 노트북용 하드디스크와 같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멘터스 XT는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SSD(Solid State Drive)와 넉넉한 저장용량을 가진 하드디스크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저장장치다. 플래시 메모리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SSD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른 것이 가장 큰 장점이고, 하드디스크는 대용량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반도체 메모리를 저장장치로 사용하는 SSD는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저장용량이 많을수록 그것의 몸값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반대로 하드디스크는 저장용량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이 매력적이지만 SSD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데이터 전송속도가 느린 것이 약점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모멘터스 XT는 속도와 가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모멘터스 XT에는 4GB 용량의 SLC 방식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와 일분에 7,200번 회전하는 하드디스크가 탑재되어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HDD 보다 속도는 빠르면서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플래시 메모리와 하드디스크를 하나로 만든 하이브리드 디스크는 모멘터스 XT가 처음은 아니다. 다만, 단순하기 서로 다른 형태의 저장장치를 하나로 만든 것이 아니라, 어댑티브 메모리라는 기술을 채용해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를 자동으로 학습해 플래시 메모리로 옮기도록 함으로써 속도를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씨게이트가 웹사이트에 공개해 놓은 테스트 자료를 보면, 모멘터tm XT를 보고 지름신의 유혹을 느낄만한 사람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실제 환경에서는 어느 정도 성능을 보여줄지는 모르지만, 테스트 자료에 의하면 5,400rpm와 7,200rpm의 하드디스크와 비교하면 각각 최대 100%와 80% 정도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씨게이트의 설명이다.

비교 테스트에는 각각 250GB의 저장용량을 가진 모멘터스 XT, 하드디스크, SSD가 사용된 것으로 나와 있다. 테스트 결과를 보면 모멘터스 XT의 성능이 SSD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우수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응답 시간의 경우에는 테스트에 사용된 프로그램에 따라 오히려 하이브리드 방식의 모멘터스 XT가 근소한 차이로 우수한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데이터 저장용량은 모델에 따라 250GB, 320GB, 500GB 세 가지 종류가 출시될 예정이다. 인터페이스는 SATA를 사용하며, 32MB 용량의 캐시 메모리를 내장했다. 크기는 70.1x100.55x9.7mm 무게는 약 110g이다. 무작위 읽기 및 쓰기 탐색 시간은 각각 11ms와 13ms를 제공한다.

정확한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해외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면 250GB 모델의 경우 우리 돈으로 10만원대 초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서 250GB(7,200rpm) 용량의 씨게이트 2.5인치 하드디스크의 가격이 약 8만원대에서 판매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약 두 배 정도의 가격표를 달고 나오는 셈이다.

이러한 추측이 맞는다고 가정한다면 320GB나 500GB 제품의 가격은 각각 10만원 중후반과 20만원대 초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판매 가격이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되고 씨게이트가 자신 있게 강조하는 성능 향상 효과가 테스트가 아닌 실제 환경에서도 별 차이가 없다면, 좀 더 빠른 하드디스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제법 매력적인 제품으로 비춰질 듯하다.

(사진 & 자료 : www.seag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