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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9 20:00

“한국의 소셜 구매 서비스 시장은 최소 5,000억 원 이상은 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 규모에 비해 한국시장이 작다고 하는데 구매 성향이나 파워를 보면, 한국 시장이 오히려 소셜 구매 서비스 사업을 하기에 적합하다. 이미 소셜 구매나 소셜 커머스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만큼이나 한국 시장이 가진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티켓몬스터(이하 티몬)의 신현성대표는 소셜 구매 서비스 사업을 하기에 한국은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그렇게 강조했다. 5,000억 원이라는 금액은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테크크런치 기사에서 미국에서의 관련시장 규모가 약 5조가 될 것이라는 내용을 본적이 있다. 이를 근거로 볼 때 한국시장 규모는 최소한 미국의 1/10인 수준인 5,000억 원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 소셜 구매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는 티켓몬스터(www.ticketmonster.co.kr) 신현성대표를, 6월 8일 오후 청담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난 5월 25일 블로거 간담회에서 처음 만난 이후 꼭 2주 만의 만남이다. 간담회에서 만났던 티켓몬스터의 현실과 비전, 포부와 멤버들의 첫인상에서 받았던 신선함과 유쾌함을 좀 더 깊이 있게 경험해 보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창립 멤버 5명이 사무실 겸 합숙장소로 활용하고 있다는 그들의 꿈의 산실을 직접 가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독수리 오형제의 꿈, 티켓몬스터'를 통해 소개할 때 가보고 싶었던, 다섯 독수리들의 둥지를 보는 것은 실패했다. 그 사이 그들은 더 크고 넓은 보금자리를 구해, 막 이사를 마친 상태였다. 게다가 그 짧은 2주 사이에 5명이던 직원은 두 배가 넘는 13명으로 늘어나 있었다. 독수리 오형제가 더 넓은 세상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전광석화처럼 끝내버린 셈이다.

마치 세포가 분열하듯이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티몬을 보니, 너무 짧은 시간에 일어난 그들의 변화에 다시 한 번 신선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스런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어쨌거나 요즘처럼 사람 구하기 힘든 세상에 8명의 새 식구들을 불과 2주 만에 맞아들인 것을 보면, 그와 그들에게는 인복과 함께 사람을 모으는 재주가 있는 듯하다.

온라인 쇼핑의 새로운 트렌드는 소셜 쇼핑(Socail Shopping)

티몬의 창립멤버는 다섯 명이다. 그 중에서 신대표를 포함한 세 명이 미국에서 올해 1월 건너왔고, 두 명은 지인의 소개를 받아 한국에서 만났다고 한다. 그들이 한국에 건너올 때부터 무엇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생각을 가지고 비행기를 탄 것은 아니다. 다만, 사업을 한다면 한국에서 해 보고 싶었고, 여러 가지 생각하고 있던 아이템 중에서 지금 시기에는 티몬과 같은 소셜 구매 서비스가 잘 맞을 것 같아 시작했다고 한다.

소셜 구매 또는 소셜 쇼핑이라는 개념이 낯설지는 않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것에 대해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그에게 소셜 구매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트렌드와 시장 현황에 대해 설명을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소셜 구매는 말 그대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와 온라인 구매를 결합한 판매 방식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 해도 80개 이상의 관련 업체나 서비스가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 정도의 업체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몇 백 개 이상의 기업이 도전했다가 실패했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길트그룹(www.gilt.com), 그룹폰(www.groupon.com), 리빙쇼설(www.livingsocial.com) 등을 대표적인 소셜 구매 서비스로 꼽을 수 있다. 리빙소셜의 경우는 그룹폰 모델을 변형해 현재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며 급성장을 하고 있다”는 말로 미국의 소셜 구매 시장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참고로 창업 1년 반 만에 약 3억 5천만 달러의 매출에 13억 5,000만 달러의 기업 가치를 달성한 그룹폰은 얼마 전 유럽 시장 진출까지 선언한 상태다. 그룹과 쿠폰을 합성한 그룹폰이라는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룹폰은 저렴한 가격으로 단체 할인 쿠폰을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티몬의 비즈니스 모델과 가장 유사한 서비스다.

길트 그룹의 경우는 명품과 회원제로 차별화한 소셜 구매 서비스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의 창립멤버로 알려진 알렉시스 메이뱅크와 뉴욕의 명품 매장에서 일한 경험을 가진 알렉산드리아 윌키스가 만들었다. 명품족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길트는 회원의 초대를 받아야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리빙소셜은 올해 초에 2천 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으며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 되고 있는 리빙소셜은 원-데이 딜(1-Day Deals)라는 이름으로, 지역별로 하루 한 가지씩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티몬의 경우는 지역별로 판매 단위를 세분화하는 작업을 다음 단계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위폰(www.wipon.co.kr)이 지난 3월 사이트를 오픈하며, 소셜 쇼핑몰 비즈니스에 본격 뛰어 들었다. 신대표의 말을 빌리면 앞으로 국내시장에서 위폰이나 티몬과 같은 소셜 구매 서비스가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고, 관련 시장 규모 역시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치열해 질 것이라고 한다.

“지금 할 일이 너무 많다. 모바일과 지역별 서비스를 준비해야 하고, 판매 상품이나 서비스에 맞는 마케팅 방법이나 고객관리 방법을 좀 더 효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무엇보다 소셜 구매 시장에서 성장하려면 세분화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이를 개발해 현실에서 실현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그의 눈에서는 열정과 조급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소셜 구매의 강점은, 입소문을 통한 파급력

소셜 구매가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과 가장 크게 차별화 되는 점은, 흔히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라고 부르는 소통과 네트워크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입소문이 가장 큰 마케팅 수단이면서,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어떤 방식으로 선정해서 판매를 하느냐 하는 점도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발굴하고 확보한다고 해도, 그것을 구매해줄 고객을 모으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사용자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한국시장은 소셜 구매 사업을 하기에 매력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신대표의 생각이다.

이런 그의 생각은 “한국은 미국 보다 소셜 구매 서비스가 성장하기에 필요한 요소들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입소문이 빠르고 함께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성향과 잘 맞는 것 같다. 인터넷 쇼핑에 익숙하고, 그것을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분위기도 티몬과 같은 소셜 구매 서비스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는 말을 통해 그와 그들의 열정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설명을 듣고 있자니 한국의 구매나 소비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그들이, 과연 까다로운 국내 고객들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지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 의문에 대해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처음 접해보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변수에 대해 이미 좌충우돌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내용을 물어보는 고객들도 있고, 판매한 상품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는 고객들이 간혹 있다. 24시간 고객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더니, 새벽 1-2시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는 고객들도 있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서 고객 만족도를 더욱 높일 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는 말로 열정이 가득한 새내기 청년사업가가 직면한 어려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생각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아직은 거기까지는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 지금은 우선 국내에서 서비스의 완성도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발굴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인력을 충원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국인터넷 사이트 이용하기,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

그는 초등학교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미국에서 함께 온 창업 멤버인 신성윤과 이지호씨는 미국에서 태어났다. 세 사람은 펜실베니아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를 다니면서 인연을 맺었다. 한국에서 합류한 김동현과 권기현씨는 카이스트(KAIST) 출신이다. 요즘말로 하면 그야말로 괜찮은 스펙을 가진 다섯 명이 주축이 되어, 젊음과 열정을 무기삼아 티몬을 만든 셈이다.

신대표의 경우는 졸업 후 약 2년 동안 맥킨지(McKinsey & Company)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멕킨지에서 일했다니 당연히 그곳에서의 경험이 현재 도움이 되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맥킨지에서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장기전략 수립 등의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그런데 맥킨지 문화가 좀 독특해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업무에 대해 완벽하게 제대로 교육을 시키는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다. 이 때 힘들었지만 많은 일을 배웠고 그것이 창업을 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서 한국에서 회사를 창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조금은 뜻밖의 대답이 이어졌다. “웹사이트가 너무 복잡하고, 가입하는 것이 어렵다. 외국인이라서 가입 못하는 곳도 많고, 왜 그렇게 입력해야 하는 정보가 많은지 모르겠다. 미국에서 올 때 매킨지에서 사용하던 노트북을 가져왔는데, 거기서는 액티브엑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한 동안은 국내 사이트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그리고 티켓몬스터를 설립할 때 가져오라는 서류가 너무 많아서 준비하는 데 고생 좀 했다. 미국에서는 자기 자신을 인증하는 데 운전면허증 하나면 대부분 어려움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생각 보다 요구하는 서류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겠지만 그런 서류들을 준비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다”고도 했다.

놀기 좋아하는 그들, 놀 시간이 없다?

그들이 티몬을 설립할 때 있었던 창업자금은 1,000만원이란다. 창업을 하기에는 결코 넉넉하다고 할 수 없는 종자돈을 가진 상태로, 아이디어만으로 영업부터 다녔다. 티켓몬스터라는 서비스를 만들기도 전에, 발품을 팔며 기업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했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넘치는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 동안 제법 많은 노하우를 쌓았다고 한다.

티몬은 지난 5월 10일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다. 서비스 시작 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다섯 명이 합숙을 하며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서, 머리를 맞대고 몸으로 부딪히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물론 사무실을 새로 마련했지만 창업멤버 다섯 명의 합숙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벤더(기업, 상점)와 고객(회원)들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소셜 구매 서비스로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몇 달 동안 일에만 매달렸다는 말을 들으면서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런 의문에 대해 “하루에 많이 자면 4-5시간 잔다. 어제도 새벽 5시쯤 들어갔다가, 아침 10시에 나왔다. 24시간 동안 상품을 판매하는 티켓몬스터의 특성상 새벽까지 항상 모니터해야하고, 회원들의 문의 사항에 답변을 해야 한다”고 했다.

취미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이 이어졌다. “스포츠를 좋아한다. 특히 농구와 테니스를 즐기고, 노래하는 것도 좋아한다. 미국에 있을 때는 펜소리(PennSori)라는 아카펠라(A Cappella) 그룹을 직접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고 인기도 많았다”며, 티몬을 창업하면서 잠시 멀리하고 있는 ‘놀 거리’에 대한 그리움을 내 비쳤다.

그 뿐만 아니라. 창업 멤버 다섯 명의 프로필을 보니, 모두가 취미가 다양했다. 하고 싶고 즐기고 싶은 것이 그렇게 많은 그들이 지금은 티몬에 매달려 모든 열정을 쏟아 붓고 있는 셈이다. 그들의 하루는 사무실을 들어가며 이미 짐작했었다. 문 앞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컵라면의 흔적들을 보면서 말이다. 티몬에 판매되는 상품에는 고급스럽고 맛깔스러운 음식이 제법 많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것은 음식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한 징검다리일 뿐이다.

“도대체 왜 온 거냐?” 신대표가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이들은 소리란다. 하긴 인터뷰를 시작하면서도 똑같은 말을 들었으니 누군가를 만날 때 마다 얼마나 많이 들었을지 짐작이 간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질문을 수 없이 받아야할 게다. 언젠가는 그런 질문 대신 “이제 무엇을 할거냐?”라는 궁금증을 사람들에게 줄 수 있도록, 몸속에 ‘도전’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는 그의 열정과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