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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6. 27. 06:37

하늘은 저기 있고, 우리는 여기 있다. 모두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살아간다. 하늘은 하나인데, 우리의 하늘은 하나가 아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하늘이 있다. 누구나 자기만의 구름이 있다. 누구나 자기만의 바람이 있다. 그리고 누구나 자기만의 언어가 있다. 언어는 마음속의 하늘과 세상 속의 하늘을 이어주는 끈이다. 저기 있는 하늘이, 여기 있는 하늘과 그렇게 맞닿아 있다.

 

언어는 말이면서 말이 아니다. 언어가 말이 될 때는 입을 통해 소리로 나와야 한다. 입으로 나오는 모든 소리는 힘을 갖는다. 소리에 의미가 담기면 말이 되고, 소리에서 의미가 빠지면 음이 된다. 말로서의 소리는 힘을 갖지만, 음으로서의 소리는 힘이 없다. 말 한대로 이루어지고, 말 한대로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말 한마디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규정하는 일이다.

 

그것을 모르면 입이 열리는 대로, 말을 하고 소리를 내뱉는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은 틀렸다. 말이 되는 순간 그것은 이미 열매다. 열매를 맺는 씨앗은 이미 마음에 있다. 그런 씨앗이 가득 모여 있는 마음의 방을 양심이라고 부른다. 그런 씨앗들이 변질되지 않도록 지키는 마음은 믿음이다. 씨앗이 부실하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겨자씨가 사과를 열리게 할 수도 없다.

 

어떤 말은.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열매가 되고,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열매가 되고, 다른 사람에게 평안을 주는 열매가 된다. 그 열매는 다른 사람의 마음에 좋은 씨앗이 되어 자리를 잡는다. 어떤 말은. 다른 사람에게 아픔을 주는 열매가 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열매가 되고, 다른 사람에게 절망을 안기는 열매가 된다. 그 열매 역시 다른 사람의 마음에 나쁜 씨앗이 되어 자리를 잡는다.

 

좋은 열매를 가졌어도, 다른 사람 마음에, 나쁜 씨앗을 심을 수 있다. 그러나 나쁜 열매를 가지고, 다른 사람 마음에, 좋은 씨앗을 남길 수는 없다. 머리 위에 하늘은 눈으로 볼 수 있고, 마음속에 하늘은 말로 알 수 있다. 하늘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고, 하늘을 보지 않는 것은 세상을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전부를 잃고 세상을 버리면, 남는 것은 황량한 하늘뿐이다.

 

사람이라서, 사람이니까. 말에도 실수할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실언을 할 수 있다. 마음에 있는 씨앗과는 다른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그러나 실수한 말은 되돌릴 수 있다. ‘선언’이다. ‘사과’다. 그리고 ‘다짐’이다. 원하지 않았던 말, 바라지 않았던 말, 그것이 귀로 들어오는 순간. 취소한다고 선언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반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말이 만들어낸 미래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지혜롭지 못하면 그 세상을 알 수 없다. 닥쳐서야 아는 사람은 미련하다. 현명한 사람은 지금 그것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미래와 현실이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다. 현실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시간의 끝이 미래라고 생각하지 않고, 미래를 만든 것이 과거라는 현실이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하나인 하늘처럼, 우리의 하늘도, 하나가 될 수 있을까?



너의 하늘

 

네 머리 위의 하늘

마음껏 볼 수 있어, 오히려 무심한 하늘

네가 볼 수 있는 하늘이, 손바닥만큼 작았다면

지금처럼 배려하지 않고, 홀대하며 살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