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HEART•HEALING/POHTO with MEMORY

[想] 분분한 낙화, 절절한 낙엽 꽃이 지는 것은 슬프지 않다. 열매를 남기고 떠나는 까닭이다. 나뭇잎이 지는 것은 슬픔이다. 남긴 것 없이 사라지는 까닭이다. 형형색색 물든 낙엽은, 한 맺힌 그것의 피눈물이다. 흰눈이 내릴 것이다. 슬프지 않은 열매를 지키기 위해서다. 얼음이 얼 것이다. 슬픔의 눈물로 사라져간 낙엽을 가리기 위해서다. 꽃은 다시 피는 것이 아니고, 나뭇잎도 다시 나는 것이 아니다. 살아있어 살아가는 모든 것들의 삶 속에, ‘다시’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모든 새로운 시작이 멈추면, 아무것도 반복되지 않는 진정한 ‘끝’이다. 끝은 시작의 열매다. 시작 없이 끝이 있을 수 없고, 끝이 없는데 시작이 있을 수는 없다. 기쁨과 행복은 영원한 것이 아니고, 고통과 절망도 .. 2019. 11. 13. 더보기
[江] 다뉴브강, 아무리 슬퍼도 강물은 바라보기만 해야한다 1995년 3월, 그 곳에 있었다. 개발되기 이전의 한강처럼 황량했고, 잿빛 물살은 이국적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강물을 거스르는 배는 거의 없었다. 가끔 화물을 실은 배가 물살을 갈랐다. 강변은 적막했지만, 인적은 있었다. 걷는 사람 보다 앉아 있는 사람이 많았다. 동행 없이 혼자 강가에 있는 ‘그’를 그곳에서 만났다. 오후에서 저녁으로 가는 시간의 길목이었다. 강물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앉아 있던, 50대 남자의 어깨는 한없이 무거워 보였다. 카메라를 들고 한참을 망설였다. 셔터를 눌러야 하나, 그냥 지나쳐야 하나. 망원 렌즈로 본 그의 뒷모습은, 강물보다 깊은 절망 속에 빠져 있는 듯했다.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로 했다. 셔터를 누르지 않고, 반대편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강물을 따라 걸었다. .. 2019. 6. 20. 더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