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만난 녹음기, 소니 TCM-IC100

반응형

낡은 것 대신 새 것을 갖게 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것으로 더 편하고 자유롭게 무엇인가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더욱 그렇다. 그것 덕분에 불편하고 답답했던 것과 작별을 고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옛것이 새것 보다 항상 나빴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아날로그는 옛것이고 디지털은 새것으로 대접받는 디지털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적인 방식과 기술이 배어있는 물건들 중에는, 여전히 누군가로부터 소중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들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의 멸종을 이야기할 때, 어떤 사람은 그것을 찾기 위해 손품과 발품을 팔기도 한다.

소니(www.ecat.sony.co.jp)의 TCM-IC100은 옛것과 새것이 한 몸에 존재하는 하이브리드 녹음기다. 그것을 만들어 낸 소니조차도 하이브리드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지만,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두 가지를 만나게 했으니 틀린 표현은 아닐 듯하다.

TCM-IC100은 아날로그 세대들에게는 향수어린 옛것으로 기억 속에만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휴대용 카세트 녹음기다. 그리고 디지털 세대들에게는 소리를 담는 도구로 이미 익숙해져 있을 보이스 레코더나 디지털 녹음기이기도 하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DNA를 모두 가진 휴대용 녹음기인 셈이다.

평범한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녹음기나 플레이어처럼 생긴 외모는 누가 보아도 익숙하거나 평범한 모습이다. 한쪽에는 카세트테이프를 넣는 공간이 있고, 그 위에는 몸 밖으로 툭 튀어 올라와 있는 버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재생과 정지, 앞뒤 이동, 녹음 버튼 등이 줄을 맞춰 가지런히 들어가 있다.



아날로그 방식의 카세트테이프 녹음기와 디지털 방식의 보이스 레코더가 한 몸에 들어가 있는 소니의 TCM-IC100. 내장 플래시 메모리에는 표준 모드에서 7시간 20분 장시간 모드에서는 최대 14시간 40분 분량을 녹음할 수 있다. 카세트테이프와 플래시 메모리에 동시에 녹음하는 것도 가능하다.(사진:www.ecat.sony.co.jp)

카세트테이프에 저장되어 있는 어학 학습용 교재로 외국어를 익히는 사람들이나, 강의나 강연을 녹음하는 용도로 디지털 보다는 아날로그적인 방법이 더 친숙한 사람들을 위한 제품인 까닭이다. 옆면에는 헤드폰과 외장형 마이크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반대쪽의 모습은 옛날의 그것들과는 다르다. 같은 기능을 가진 동그랗고 큼직한 버튼들이 한 개씩 더 자리를 잡고 있는 까닭이다. 버튼 위쪽에는 작은 디스플레이가 내장되어 있고, 디스플레이 옆에는 최대 450mW의 출력을 낼 수 있는 스피커가 몸속으로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카세트테이프를 사용해야 하지만 플래시 메모리에 녹음을 하는 디지털 방식의 편리함을 아는 사람들을 위한 부분이다. TCM-IC100은 표준 모드에서 최대 7시간 20분 장시간 모드에서는 최대 14시간 40분 분량의 소리를 디지털로 담아낼 수 있는 플래시 메모리가 내장되어 있다.

아울러 카세트테이프와 플래시 메모리에 같은 내용을 동시에 녹음하거나 플래시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는 내용을 카세트테이프로 간편하게 복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원으로는 AAA 건전지 2개를 사용한다. 크기는 114.5x86.6x32.5mm 전지와 카세트테이프를 넣었을 때의 무게는 약 227g이다.

요즘처럼 자고 나면 새로운 물건이 쏟아지는 세상에선 서너 달만 지나도 종종 구형으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TCM-IC100은 세상에 나온 지 그것 보다 오래되었으니 신선함은 떨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TCM-IC100과 같은 재주와 능력을 가진 물건을 찾고 있던 사람들이라면 반가울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의 판매 가격은 1만 6,800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