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썸네일형 리스트형 [筆] 즐거운 편지, 그렇게 편지는 쓰여졌다 #나의 첫 편지는 하늘에서 시작됐다. 눈동자를 타고 들어와 마음을 온통 파랗게 물들이던 파랑. 검푸른 여름 바다의 파랑이 아니고, 시퍼런 겨울 호수의 파랑도 아니다. 세상의 모든 파랑을 모으고 꼭꼭 눌러, 그리움만을 짜내서 만든 것 같은, 코발트블루의 하늘에서 시작됐다. 그런 하늘이 찾아오는 날이면 편지를 썼다. 편지를 쓰고 싶은 날이면 그런 하늘을 생각했다. 너에게 그렇게 첫 편지를 띄웠다. 언제나 만년필에 파란 잉크를 채웠다. 언제나 종이 대신 노트를 준비했다. 노트에 쓰인 편지는, 편지가 아니라 단편이 됐다. 단편의 수필, 단편의 소설, 단편의 시집. 편지를 쓰는 시간은 완벽하게 너를 만나는 시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깊은 산속, 세상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세상에서 가장 넓은 호수. 너에게 편지를.. 2019. 6. 26.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