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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쭉하고 날쌔고 스마트한 2.5인치 외장하드, 씨게이트 슬림(Seagate 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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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어마어마하게 빠르고, 컴퓨터의 저장 공간은 바닥이 안 보일만큼 넉넉하고, 공짜로 주는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빵빵하다. 그래서 마냥 흐뭇하더라도 이것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노력 또는 재미로 꾹꾹 뭉쳐내 만든 소중한 데이터를 좀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외장형 저장장치 얘기다. 사실 그것들의 족보를 들춰보면 종류가 제법 된다. 하지만 가정이나 회사에서 사용하는 대중적인 외장형 저장장치는 USB 드라이브와 외장하드(외장형 하드디스크)가 평정한 지 오래다. USB 드라이브는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 편리하고, 외장하드는 저장용량이 제법 넉넉한 것이 장점이다.

씨게이트의 슬림(Slim)은 2.5인치 크기의 하드디스크를 품고 나온 외장하드다. 눈만 돌리면 지천인 비슷비슷한 수많은 외장하드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운명이다. 워낙 쟁쟁한 녀석들이 많다보니 웬만한 맷집으로는 세상에 얼굴을 내미는 날부터 승부수를 한번 띄워 보기가 버거운 것이 외장하드 시장이다.

  날씬한 몸매, 심플한 컬러, 은은한 알루미늄 재킷


사람이나 물건이나 첫 인상 첫 느낌이 좋아야 한다. 그래야 기억할 수 있고, 그래야 선택받을 수 있다. 씨게이트 슬림의 첫인상은 딱 지금의 ‘트렌드’ 그만큼이다. 슬림(Slim), 심플(Simple), 메탈(Metal) 세 가지 단어로 압축할 수 있는 유행 코드를 그대로 담았다.


너무 낯익어 식상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눈으로 보면 조금은 마음이 끌릴게다. 투박하지 않으니 눈살 찌푸릴 일이 없고, 날렵한 몸매가 손이 가게 만들지도 모른다. 사람에 비유한다면 좀 더 살을 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말쑥한 수트를 입고 있는 모습이랄까? 수트 색상은 블랙(STCD500301) 또는 실버(STCD500303) 두 가지다.


2.5인치의 하드디스크에 최소한의 살만 붙이고 옷을 입힌 모습. 적어도 2.5인치 외장하드라면 이 보다는 더 작아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갖게 될 만큼 작고 얇다. 두께는 9.6mm, 높이는 113.5mm, 너비는 76mm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4와 몸집을 비교하면 두께와 너비가 각각 1.7mm와 6.2mm 크고, 키는 오히려 23.1mm 작다. 몸무게는 150g으로 역시 짐작만큼 가볍다.

대부분의 외장하드가 그렇듯이 슬림 역시 군더더기가 붙을 곳도 없고 이유도 없다. 몸에 있는 흔적이라고는 케이블 연결단자와 작동 램프가 전부다. USB 케이블을 연결하는 단자는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다. USB 3.0을 지원하기 때문에 케이블 단자가 USB 2.0만 지원하는 제품과 다르다. 슬림이 차별화된 족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케이블 단자로 알 수 있는 셈이다.




슬림의 패션 스타일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램프다. 작동 램프하면 어감부터가 투박하고, 기능이라야 단순히 동작 상태를 알려주는 정도이니 소홀하게 생각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슬림의 램프는 디자이너의 오랜 고민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간 모습이다.



외장하드에 구색 맞추기 용으로 내장시킨 램프는 대부분 뚱뚱한 점이나 굵은 선 모양이다. 그저 ‘기능’만 있으면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슬림의 램프는 디자인을 입었다. 가냘픈 가로선 하나처럼 보이지만 모든 것을 압축한 듯 하고, 디스크가 돌아갈 때 은은하게 반짝이는 하얀 불빛은 초승달의 미소 같다.

  느릿느릿 USB 2.0은 가라. USB 3.0으로 빠르고 시원하게!



슬림은 SSD(Solid State Disk)를 저장장치로 탑재한 최신형 울트라북 주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물론 외장하드라는 것이 굳이 용도를 제한할 필요가 없는 물건이니,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PC와 함께 사용해도 무방하다. 다만, 가볍고 날렵해 보이는 스타일 코드가 울트라북과 잘 어울리고, 요즘 나온 울트라북이라면 USB 3.0을 대부분 지원하니 슬림의 재능을 100% 활용할 수 있는 까닭이다.





슬림은 USB 2.0과 3.0 규격을 모두 지원한다. 두 가지 버전의 가장 큰 차이는 전송속도다. 이론상 최대 전송속도가 USB 2.0은 480Mbps, USB 3.0은 USB 2.0 보다 약 10배 이상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제공한다. 노트북이나 PC에서도 USB 3.0을 지원한다면 슬림의 능력을 제대로 맛보며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디스크 성능 테스트 프로그램인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를 이용해 간단하게 슬림의 성능을 가늠해 보았다. 순차적인(Sequential Read/Write) 읽기와 쓰기 테스트에서 USB 3.0으로 동작한 슬림은 일초에 121.5MB의 읽기와 120.2MB,의 쓰기 성능을 보여줬다. USB 2.0 모드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테스트했을 때는 일초에 34.71MB의 읽기와 28.78MB의 쓰기가 가능했다.



   ▲ USB 3.0 모드에서의 읽기/쓰기 성능


  ▲ USB 2.0 모드에서의 읽기/쓰기 성능


512KB 크기의 데이터 블록을 읽고 쓰는 512K(Random Read/Write)테스트에서는 USB 3.0일 때 읽기와 쓰기가 각각 41.95MB와 53.84MB로 기록됐다. USB 2.0 모드에서는 읽기가 21.20MB 쓰기가 28.35MB로 나왔다. 순차 읽기/쓰기 모드에서는 약 3배, 512K 테스트에서는 약 2배 정도의 속도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USB 2.0과 3.0 모드에서의 실제 파일 쓰기 및 읽기 속도 비교 (이미지를 누르면 확대)


체감속도를 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파일과 폴더를 복사하며 읽기와 쓰기 성능을 가늠해 봤다. 테스트는 세 가지를 진행했으며, 이것 역시 USB 2.0과 3.0 모드를 비교했다. 첫 번째는 1.3GB 크기의 영화 파일을 읽고 쓸 때 성능으로 USB 3.0 모드일 때 약 3~4배 정도 속도가 빨랐다.

두 번째는 2,308개의 파일로 구성된 4.4GB 용량의 폴더를 내장 하드디스크에서 슬림으로 번갈아 가며 복사했다. 속도 차이는 USB 3.0이 2~3배 정도 빨랐다. 세 번째는 좀 더 용량이 큰 대용량 파일로 모두 51개의 파일로 구성된 10GB 용량의 폴더를 복사했다. USB 2.0과 3.0의 속도 차이는 3~4배로 슬림을 사용하면 USB 3.0의 진가를 맛볼 수 있다.

다만, 앞에서 언급한 읽기와 성능은 사용하는 시스템의 하드웨어적인 사양과 읽고 쓰는 파일 크기나 형태에 따라 모두 달라진다. 따라서 대용량 파일의 순차 복사에서 속도 향상이나 USB 3.0 모드에서의 눈에 띄게 향상된 성능 등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테스트에는 2.8GHz의 인텔 i5-2300과 16GB의 메모리를 장착한 윈도7 데스크톱 PC를 사용했다. 읽기와 쓰기용 데이터를 주고받은 내장형 하드디스크는 씨게이트 바라쿠다 XT 데스크톱 드라이브(ST33000651AS)를 사용했으며, 테스트 PC에서 측정한 이 디스크의 성능은 아래 그림과 같다.


▲ Slim의 읽기/쓰기 성능 테스트에서 테이터를 저장하고 복사하는 데 사용한 내장 하드디스크의 성능


  덤으로 오는 파일 백업과 소셜 네트워크 백업


슬림을 구입한 후 처음 PC에 연결하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설치 파일 하나와 동영상 파일을 만날 수 있다. 대시보드 인스톨러를 실행하면 말 그대로 씨게이트 대시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대시보드는 파일을 자동으로 복사해서 보관하고 보호해 주는 파일 백업과 페이스북과 플리커의 데이터를 내려 받아 저장할 수 있는 소셜 백업 기능을 지원한다.




파일 백업 기능은 윈도에서만 지원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맥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다. 만약 맥 시스템에 연결해서 사용하면서 백업 기능까지 필요하다면 타임머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맥 버전 슬림을 구입하면 된다. 물론 자동 백업 이외의 기본적인 데이터 저장이나 활용은 윈도와 매킨토시 환경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요즘 출시되는 외장하드들은 슬림처럼 백업 유틸리티 등의 소프트웨어가 기본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부분은 외면하기 십상인데, 외장하드를 사용하는 이유가 안전한 데이터 이용과 보관인만큼 한번쯤 사용해 볼 것을 권한다. 특히 자동 백업 기능은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꼽을 수 있다. 슬림의 데이터 저장용량은 500GB 몸값은 7만 9,000원이다. 맥 버전의 경우는 이 보다 좀 더 비싼 8만 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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