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MAC.i.Life | ⓩABOUT.me | RSS FEED
Digital & Analogue LifeStyle Webzine
 
🄲 • CATEGORY • 카테고리
ZOOM IN @LL (1777)N
🅘•INFORMATION•IMPROVEMENT (69)
🅝•NEWS•NOTICE (1357)N
🅢•STYLE•STORY (8)
🅘•IMAGINE•INSPIRE (19)
🅖•GOODNESS•GENUINE (6)
🅗•HEART•HEALING (15)
🅣•TREND•TECHNOLOGY (301)
🅱 • Buyer's Guide • 구매 가이드
🆃 • TODAY's PHOTO • 오늘의 사진
🅁 • RECENT ARTICLE • 최근 기사


🄿 • POPULAR ARTICLE • 인기 기사



[기획] 처음 사용자를 위한 '애플워치 구매 가이드'...5가지만 알면 한결 수월하다!
애플, 오버이어 무선헤드폰 에어팟 맥스 발표...잡음 제거, 공간 음향, 적응형 EQ 지원
먼지, 바이러스, 체온 감지하는 스마트 마스크…’소셜 마스크’, 컨셉 디자인으로 마스크 진화방향 제시
[BrandStory]시리얼 1, 할리데이비슨의 DNA 물려받은 프리미엄 전기 자전거
새로운 맥 OS 빅 서(Big Sur) 정식 출시..11월 13일부터 다운로드 및 업그레이드 가능
202더 강력하고 더 빠르고 더 오래간다...애플, M1 칩 탑재 맥북 에어/프로 & 맥미니 발표
애플, 4가지 아이폰 12 시리즈 발표...A14 바이오닉, 맥세이프, 돌비 비전으로 혁신
완전 무선이어폰도 슬립테크 시장 가세…보스, 수면전용 ‘슬립버즈 II’ 발표
배터리로 최대 2년 사용하는 스마트홈 보안 카메라 ...아마존,  '블링크 인도어 & 아웃도어' 발표
마스크? No! 웨어러블 공기청정기...LG전자, 퓨리케어 웨어러블 IFA 2020에서 공개
갈수록 똑똑해지는 스마트 스피커…아마존, 알렉사에 그룹대화 등 4가지 기능 추가
LTE 지원 윈도10 2-in-1 노트북…레노버, '요가 듀엣 7i' 및 '아이디어패드 듀엣 3i'
애플, '아이폰 SE' 128GB 62만원에 출시...성능은 높아지고 가격은 내려가고
아이패드, 노트북이 되다?!... 애플, '더 진화한 아이패드 프로와 스마트 키보드' 출시
'8GB 메모리+256GB SSD'부터 시작...애플, '성능은 업 가격은 다운' 신형 맥북 에어 출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충전기를 하나로...사테치, 108W PRO 데스크톱 충전기
20초면 손목에서 체성분 분석!...아우라 스트랩, 애플워치와 체성분분석기의 만남
순찰용 인공지능 & 자율비행 드론...선플라워 랩, 보안용 드론 시스템

2019. 9. 24. 22:20

@ 궁싯거리며 책을 이리저리 뒤적이다, 머리에 느낌표가 찍힌 지 십 분 만에, 옷을 들고 배낭을 메고 나섰다.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생각, 계획, 준비. 셋 모두 집에 버려뒀다. 백만 년에 한 번쯤은 그래야 할 때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준비’ 없이는 떠나지 못하는, 강박증을 넘어 중독 같은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고비사막 한복판에서 테플론 테이프를 찾아도 가지고 있을 인간, 그것이 바로 나라는 인간의 정체다. 일어날 수 없는 상황도 생각하며 준비하는 것, 아마 태어날 때부터 어떤 존재가, 본능이라는 DNA에 코드를 심어 놓은 것이 틀림없다. 이건 다빈치 코드 보다 더욱 치밀하고 은밀하다. 

 

아무 생각 없이 준비 없이 계획 없이,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은, 결국 나의 본능을 완벽하게 무시하는 행위다. 평소라면 가당치도 않은 일이지만, 가끔은 더없이 희열을 느끼는 일이다. 본래 절대로 하지 않을 것 같은 일탈을 감행할 때, 인간의 뇌는 엔도르핀과 옥시토신을 아낌없이 곳간에서 내어놓는 법이다.

 

@ 오래 전 그날 그때 그랬다. 가을이 시작될 무렵, 그러나 아직은 여름이라고 부를 때. 사내들은 어디선가 술 한잔을 걸치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처자들은 미녀를 꿈꾸며 피부 단장이 한창일 시간. 자정이 가까워져 올 때쯤 신발이 먼저 문을 나섰다. 카메라도 챙기지 않았다. 이것만으로도 야사에 기록될 일이다.

 

이럴 땐 가만히 있으면 발이 알아서 갈 곳을 찾아간다. 눈, 입, 손은 발이 시키는 대로 하면 그만이다. 그날 밤 나의 발은 결국 용산역으로 이끌었고, 뜬금없이 이유 없이 여수 가는 기차표를 손에 쥐게 했다. KTX나 새마을 이런 기차는 기차로 취급하지 않는다. 나에게 기차는 오직 무궁화다, 비둘기가 없어진 것은 정말 아쉽다. 

 

기차를 타는 맛이 예전 같지는 않다. 조용하고 깨끗하고 쾌적하다. 그렇다고 시끄럽고 더럽고 불쾌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추억에 잠시 젖어 들게 만들 약간의 양념이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쉬울 뿐이다. 대신 그보다 더 큰 횡재를 만났다. 기차의 객차는 참 크다. 그런데 전부 비었다. 혼자 독차지하고 전세를 낸 모양새가 됐다.

 

@ 어둠 속의 철로는, 아침이 올 때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이다. 밤은 그 자체가 터널인 까닭이다. 어둠과 직선은 터널의 상징이다. 밤은 어둠이고, 철로는 직선이다. 기차가 달리는 철로 위에서, 어둠은 그렇게 터널이 된다. 새벽을 열며 여명이 물안개처럼 동쪽 하늘에서 올라올 때, 기차는 비로소 터널을 빠져나간다. 

 

어둠은 공간이면서 시간이다. 이 공간 이 시간이 간절하게 그리울 때가 있다. 너무 외로울 때 그렇다. 그럴 때는 물리적으로 정말 혼자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그리고 그 공간 그 시간에 내가 하는 일은 항상 정해져 있다. ‘그’ 또는 ‘그녀’에게 편지를 쓴다. 

 

편지는 존재 방식이면서 생존의 몸짓이기도 하다. 편지지로는 부족해 항상 노트를 사용하고, 사각거리는 소리가 정겨운 만년필을 사용한다. 그렇게 쓰인 편지가 나이가 들면서 줄어들고 있다. 그렇게 쓰인 편지가 나이가 들면서 부치지 못 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올해도 편지를 쓰러 어둠의 터널 속으로 떠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