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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想] 분분한 낙화, 절절한 낙엽

꽃이 지는 것은 슬프지 않다. 열매를 남기고 떠나는 까닭이다. 나뭇잎이 지는 것은 슬픔이다. 남긴 것 없이 사라지는 까닭이다. 형형색색 물든 낙엽은, 한 맺힌 그것의 피눈물이다. 

 

흰눈이 내릴 것이다. 슬프지 않은 열매를 지키기 위해서다. 얼음이 얼 것이다. 슬픔의 눈물로 사라져간 낙엽을 가리기 위해서다. 꽃은 다시 피는 것이 아니고, 나뭇잎도 다시 나는 것이 아니다. 

 

살아있어 살아가는 모든 것들의 삶 속에, ‘다시’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모든 새로운 시작이 멈추면, 아무것도 반복되지 않는 진정한 ‘끝’이다.

 

끝은 시작의 열매다. 시작 없이 끝이 있을 수 없고, 끝이 없는데 시작이 있을 수는 없다. 기쁨과 행복은 영원한 것이 아니고, 고통과 절망도 끝이 있기 마련이다. 꽃을 보고 낙엽을 느끼는 세상살이는 그렇다. 

 

꽃으로 세상에 온 사람인가? 잎으로 세상에 온 존재인가? 모두가 꽃으로 온 세상에서, 누군가는 잎으로 살아간다. 세상에서 떠나가야 할 때, 화려한 눈물로 몸을 적신다. 낙엽, 화려해 보여도 눈물은 슬픔이다. 

 

인생에는 나중이 없다. 주려면 ‘지금’ 주고, 하려면 ‘지금’하고, 버리려면 ‘지금’ 버려야 한다. 나중으로 미루고 미루고 미루면, 남는 것은 마지막 화려함 조차 사라진 초라한 모습의 썩은 낙엽뿐이다. 낙엽이 진다,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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