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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 & 카메라 없이 수면 자세 추적…MIT, 기계학습 적용 ‘바디 컴파스’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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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행복의 척도다. 잠을 제대로 못 잔다면, 좀처럼 행복할 수 없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어도, 밤이 두렵지 않고 아침이 반가운 잠이 없다면,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만약, ‘잠’으로 겪는 고통과 불편이 없다면, 당신은 모르고 있었지만 이미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잠을 못 자는 것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자려고 누워도 몇 시간은 뒤척이다 겨우 잠드는 경우. 수면 시간과 질이 비례하지 않아, 아무리 많이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경우. 깊게 잠들지 못해 알게 모르게 수도 없이 잠에서 깨는 경우. 이럴 때 몸은 이리저리 뒤척이며 불편함을 호소하고, 이를 치료하거나 개선하려면 먼저 정확한 상태를 알아야 한다.

 

MIT 연구팀이 개발한 바디컴파스를 활용하면, 신체에 부착하는 센서나 카메라 촬영을 하지 않고, 수면 중 자세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그림:MIT News)

 

MIT 연구팀이 새로운 형태의 수면 모니터링 시스템인 ‘바디컴파스(BodyCompass)’를 개발했다.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수면 중 자세를 분석해, 수면 상태 변화를 측정하고 질병 진행을 추적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수면 방해와 사생활 침해의 위험 없이, 수면 상태를 모니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바디컴파스가 기존의 수면 자세 모니터 방법과 차별화되는 특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센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관찰도 간편하고, 잠자는 사람도 수면에 방해를 받지 않는다. 두 번째는 카메라로 수면 상태를 녹화하지 않기 때문에, 혹시라도 녹화 영상이 유출되어 사생활이 침해당하는 일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자는 동안 계속해서 바뀌는 자세를 정확하게 추적하는 것이, 질병의 진행 상황이나 악화를 막기 위해 매우 중요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장기간 누워서 지는 환자의 욕창 예방, 수면 중 무호흡 증상이 심한 사람, 파킨슨병이나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가 그렇다.

 

지금까지는 침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녹화하거나, 몸에 장착하는 가속도계와 같은 센서를 사용하기도 하고, 침대 시트에 압력 센서 등을 넣는 방법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바디컴파스는 이러한 센서나 카메라 없이, 오직 무선 신호(Wireless Signals)만을 사용해, 자면서 일어나는 자세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벽면에 부착하는 바디캠퍼스는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무선 공유기와 비슷하다. 오히려 그보다 더 간단한 구조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침대가 보이는 벽면에 장치를 고정하기만 하면 된다. 바디캠퍼스 방안 전체로 보이지 않는 전파를 발사하고, 사람 몸에 닿고 돌아오는 반사파를 분석해, 자세의 변화와 위치를 분석한다.

 

물체에 부딪혀 돌아오는 전파를 이용하는 레이더와 개념적인 원리는 같다. 하지만 장애물이 거의 없는 넓은 공간에 전파를 발사하는 레이더와 달리, 방안에서 이러한 방법으로 사람의 자세 변화를 알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일단 자세 변화를 감지하기 전에 사람인지 아닌지를 먼저 구별해야 한다.

 

방안에는 침대, 의자, 테이블, 선풍기, 전등 등 다양한 가구나 생활용품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호흡할 때 사람의 가슴과 배의 움직임에서 생기는 변화를 식별하고, 이를 기반으로 반사된 전파를 분석해 자세를 확인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과정에서 복잡하고 미세한 전파 신호를 분석하기 위해 기계 학습을 활용한다. 신체에서 반사된 전파는 맞춤형 신경망에 의해 분석하고, 이를 분석해 수면 자세를 식별한다. 예를 들어 오른쪽으로 누워있는 사람과 오른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

 

연구팀은 26명의 건강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200시간의 수면 데이터를 활용해 바디컴파스의 정확성을 실험했다. 테스트를 시작할 때 지원자들의 가슴과 배에 각각 가속도계를 착용하도록 해서 수면 자세를 실제로 측정했다. 그리고 이를 활용해 바디컴파스의 신경망을 훈련했다.

 

수면 자세는 일주일 분량의 데이터로 학습했을 때, 94%로 가장 정확했다. 하룻밤 분량의 데이터로 훈련 시켰을 때는 87%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또한, 몇 가지 일반적인 수면 자세를 취하며 16분 분량의 데이터로 학습시켰을 경우, 84%의 정확도로 자세를 추적했다고 밝혔다.

 

물론 극심한 수면장애 때문에 뇌파, 근육 움직임, 호흡, 심전도, 안구 운동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바디컴파스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면 자세만으로 파킨슨병 환자의 질병 진행 상황을 파악하거나, 간질 환자의 갑작스런 사망을 예방하고, 수술환자의 욕창을 예방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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