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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워크맨(Walkman)을 추억하며...소니, 워크맨 40주년 기념모델 200대 한정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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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맨과 나이키는 애증이거나 추억이다. 청년의 마음으로 중년을 살아가는, 60~70년에 출생한 40~50대에게 그렇다. 갖고 싶지만 결국은 가질 수 없었거나, 가질 수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결국은 그것을 소유했던 누군가가 있었다. 명확했다, 그것을 가진 자와 그것을 갖지 못한 자의 시간의 색상은. 가진자에게 세상은 아름다운 컬러 사진 같았고, 갖지 못한 자에게 인생은 흑백 사진 같았다. 

 

워크맨이 등장하기 이전에 ‘나만’을 위한 음악은 존재하지 않았다. 음악을 듣고 싶으면 오디오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했다. 집, 음악 감상실, 다방 정도가 전부였다. 찾아가지 않아도 음악을 들을 방법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라디오가 있었고, 휴대가 가능했으니, ‘내’가 있는 곳에서, 음악을 들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일방적이었다. 내가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가 들려주는 것만 들어야 했다. 신청곡을 듣고 싶으면, 엽서를 보내야 하던 시절이다. 

 

1979년 소니가 세상을 뒤집어 놨다. 감옥 같은 실내에 묶여 살던 오디오에, 다리와 날개를 달았다. 주머니 들어가는 워크맨(Walkman)의 출현이다.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서, 항상 끼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자고 일어났더니 워크맨이 세상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몸값 비싼 워크맨의 주인이 되는 것은, 아무에게나 허락된 일이 아니었다. 8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야, 비로소 소득 없는 피부양자 신세의 ‘그’ 또는 ‘그녀’들에게도 기회가 왔었다.

 

그렇게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시간이 기억을 만들면, 기억은 자라서 추억이 된다. 추억이 마음 바깥으로 나와, 공감대를 얻으며 공감할 수 있게 되면, 새로운 추억을 만들며 삶과 생을 새롭게 색칠한다. 소니가 올해 가을 수많은 누군가에게 그런 기회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워크맨 모델이었던 TPS-L2의 감성을, NW-A100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에 녹여낸 ’NW-A100TPS’를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16GB의 내장 메모리를 채용한 NW-A105 블랙 모델에 워크맨 40주년 기념 로고를 새긴 NW-A100TPS. 최초의 워크맨인 TPS-L2의 디자인을 가져온 소프트 케이스, 두 장의 스티커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200대만 한정판매할 예정이다.(사진:소니코리아)

 

40년 세월 동안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환골탈태하며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했지만, 여전히 소니가 만드는 휴대용 오디오 플레이어의 브랜드는 ‘워크맨’이다. 아날로그적 감성은 없지만, 디지털의 편리함으로 해마다 조금씩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NW-A100TPS는 이러한 가운데 마흔 살을 맞이한 워크맨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12월 6일부터 200대만 한정 판매에 들어간다. 

 

하지만 아쉽게도 40주년 기념 모델치고는 매력을 찾아볼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NW-A100 모델에 TPS-L2 디자인을 입힌 소프트 케이스를 주고, 뒷면에 기념 로고를 넣고, 패키지 포장에 예전 느낌을 가미하고 40주년을 기념하는 제품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정도다. 그나마 디스플레이에 카세트테이프 유저인터페이스를 채용해, 마치 카세트테이프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잠깐은 느낄 수 있는 것이 전부다.

 

워크맨이 세상과 사람에게 가져다준 그 시대의 그리고 이 시대의 흥분과 감성을 생각했다면, 디자인부터 UI까지 훨씬 더 많은 부분에서 변화와 변신을 시도했어야 했다. 어쩌면 50주년 기념 모델이나 100주년 기념 모델을 기약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추억은 간직하고 있는 자들의 것이고, 그것에게서 나오는  감성에서의서의 감동은, 적절한 시간과 존재가 중요하다. 너무 늦으면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NW-A100TPS는 세상에 나왔고, 원하는 사람은 구매할 수 있다. 예약 판매는 소니스토어 온라인 스토어(store.sony.co.kr)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가격은 449,000원이다. NW-A100TPS는 NW-A105와 NW-A106과 메모리 용량과 제품 색상을 제외한 모든 사양이 동일하다. NW-A105와 NW-A106은 각각 16GB와 32GB 내장 메모리를 탑재했다. NW-A100TPS의 경우는 16GB의 내장 메모리를 지원한다. 추가 용량이 필요하면 마이크로 SD를 이용해 확장할 수 있다.

 

NW-A100TPS를 비롯한 NW-A100 시리즈는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선택하고, USB-C 단자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독자적으로 만든 운영체제와 외부 인터페이스를 고집하는 소니가 세상 흐름에 고집 내려놓는 법을 배운듯하다. 오디오로서의 품질만큼은 소니가 항상 자신 있게 내세우는 부분인 만큼, 에스-마스터 HX(S-MASTER HX)와 DSEE HX 등 고해상도 오디오 감상을 위한 사양과 기능을 지원한다. 

 

재생 가능한 오디오 형식은 MP3, FLAC, AAC, WAV, HE-AAC, APE, 리니어 PCM 등을 지원한다. 리튬이온 충전지를 전원으로 사용하며, 완전충전했을 때 최대 26시간 사용이 가능하고, 완전 충전에는 5시간 30분이 소요된다고 사양표에 소개되어 있다. 크기는 55.9x98.9x11.0mm 무게는 약 103g이다. 디스플레이는 1,280x720화소의 해상도를 지원하는, 3.6인치 컬러 TFT 액정을 채용했다. 

 

헤드폰 최대 출력은 좌우 각각 35mW로 스테레오 미니잭으로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연결할 수 있다. 아울러 블루투스 5.0과 NFC를 지원한다. 운영체제로 선택된 안드로이드는 버전 9.0이 사용된다. IER-NW510N 헤드폰을 함께 사용하면, NW-A100 시리즈에 내장된 잡음 제거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을 사용하려면 별도로 헤드폰을 구매해야 한다는 뜻이다. 색상은 모두 5가지로 나오지만, 40주년 기념 모델인 NW-A100TPS는 블랙 컬러만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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