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으로 비행기 조종해 볼까, 패로 에이알.드론

그것의 관점에서 보면 세상에는 크게 세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첫 번째는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거나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는 생각하거나 구경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 번째는 그것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것에 해당하는 것은 세상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나 하는 것으로 단정해 버리기 쉬운 모형 비행기 조종 같은 것도 그런 것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진지하게 그 세계를 들여다보면, 그 영역은 아이들 보다는 오히려 어른들의 영역에 가깝다. 그것을 즐기려면 만만치 않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기술과 경험이 있어야 즐길 수 있는 까닭이다.

패롯(ardrone.parrot.com)의 에이알.드론(AR.Drone)은 작고 가벼운 축소판 비행기다. 날아다닐 수 있으니 비행기라고 부르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사람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는 실제 비행기와는 생긴 모습이 조금 다르다. 가장 가까운 종족을 찾자면 아마도 헬리콥터를 떠올리면 될 것 같다.

헬리콥터는 하나 또는 두 개의 날개를 가진 것이 대부분이다. 에이알.드론은 헬리콥터와 비행 방식이 흡사하지만 날개가 네 개다. 그래서 네 개의 날개가 달렸다는 의미에서 쿼드리콥터(quadricopter)라고 한단다. 본체는 탄소 섬유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고, 동력으로는 충전지로 구동되는 전기 모터를 사용한다.

이런 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비슷한 모양과 능력을 가진 비행체를 이미 많이 보았을 듯하다. 하지만 에이알.드론은 그것들과 비교하면 한 단계 더 진화한 재미있고 똑똑한 물건이다. 데모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조종 방법이 비교적 쉬울 뿐만 아니라, 첨단 디지털 기술과 접목해 특별한 능력까지 지닌 까닭이다.

아이팟터치나 아이폰을 이용해 조종하는 패롯의 에이알.드론. 리튬이온 전지를 통해 전원을 공급받는 네 개의 모터로 날개를 회전시켜 비행한다. 앞면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동영상을 아이폰 화면으로 보면서 조종할 수 있고,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사진:ardrone.parrot.com)

에이알.드론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에이알.드론을 비행시키는 데 꼭 필요한 무선조종 장치로 아이팟터치나 아이폰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들 제품에 탑재된 무선랜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에이알.드론을 컨트롤 할 수가 있다. 특히 에이알.드론이 전송해주는 동영상을 보면서, 조종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에이알.드론 앞쪽에 장착된 카메라가 비행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무선으로 보내주면, 이를 보면서 마치 그것에 탑승해서 날고 있는 것처럼 비행을 즐길 수 있다. 에이알.드론에는 아래쪽에 카메라 하나가 더 들어가 있는데, 이 카메라는 초음파 센서와 함께 비행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날아다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라 불리는 기능을 접목한 것도 돋보인다. 아이폰 화면에 표시되는 에이알.드론의 영상에 게임 기능을 결합해, 혼자 또는 다른 사람과 마치 실제로 공중전을 벌이는 것처럼 게임을 즐길 수가 있다. 현실을 배경으로 가상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겉모양만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꼼꼼하게 살펴보면 에이알.드론은 첨단 기술의 집약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면에 있는 카메라는 640x480 화소의 해상도로 일초에 15프레임의 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아래쪽에 있는 카메라는 176x144 화소의 해상도로 일초에 60프레임의 영상을 촬영하고 분석해 자세를 제어한다.

최대 6미터 까지 인식할 수 있는 두 개의 초음파 센서를 비롯해, 3축 가속도 센서와 2축 자이로스코프 등이 들어가 있다. 4개의 날개는 일분에 3,500번 회전하는 전기 모터로 돌아간다. 이러한 센서와 날개의 제어는 ARM9(468MHz) 프로세서가 담당하고, 128MB 용량의 DDR 램이 내장되어 있다.

이 밖에도 IEEE 802.11b/g 규격의 무선랜 어댑터가 탑재되어 있다. 운영체제는 리눅스를 사용한다. 동력은 1,000mAh 용량의 리튬이온 충전지를 사용하며, 한번 충전으로 최대 15분 정도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탈부착이 가능한 날개 보호 덮개(Hull)를 장착한 상태에서의 크기는 525x515mm 무게는 약 400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