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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16. 08:01

빛과 색은 다른 존재면서 서로 공존한다. 둘의 관계는 바늘과 실의 그것보다, 더욱더 절대적이고 의존적이다. 빛이 없으면 색의 존재를 알 수 없고, 색은 빛을 통해 존재를 인정받는다. 빛과 색은 신비롭고 경이로운 자연이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과학이다. 무지개, 오로라, 카멜레온 등은 그런 빛과 색의 특별함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상이다. 

 

그 세 가지 중 하나가 MIT 연구팀이 선택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카멜레온이다. 주변 환경에 따라 순식간에 몸통의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은, 오랫동안 과학과 기술의 탐구 대상이었다. MIT 컴퓨터 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CSAIL; Computer Scienc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는 이런 카멜레온을 모방해, 물체의 표면에 도포하거나 바른 후 빛을 이용해 색을 바꿀 수 있는 염료를 개발 중이다.

 

청록, 자홍, 노랑 세 가지 색상을 혼합한 포토카멜레온 염료를 원하는 물체에 칠하거나 뿌린 후, 자외선과 원하는 색상의 파장을 가진 빛을 이용해 패턴을 인쇄할 수 있다.(사진:MIT News)


 

연구프로젝트 이름도 ‘포토카멜레온(PhotoChromeleon) 시스템’이라고 붙였다. MIT CSAIL이 개발하고 있는 물질은, 일종의 프로그램 가능한 잉크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염료다. 빛에 따라 색이 변하는 광 변색성 염료를 물체의 표면에 칠하거나 뿌린 후, 필요할 때마다 원하는 패턴의 색상을 가진 빛을 비춰, 그림이나 문자 등을 마치 인쇄한 것처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운동화에 포토카멜레온 염료를 사용하면, 좋아하는 그림이나 무늬를 직접 인쇄하고, 싫증이 나면 간단하게 바꿀 수 있다. 연구팀은 자동차, 휴대전화 케이스, 신발, 장난감 등을 통해 실제 테스트를 진행했고, 인쇄된 그림이나 색상의 품질이나 색을 지우는 과정도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실험에 사용된 물체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색을 지우고 다시 입히는 데 15분에서 40분 정도 소요되었다고 한다. 

 

포토카멜레온의 핵심 기술은 자외선과 빛에 반응하는 염료다. 현재 개발된 염료는 청록(Cyan), 자홍(Magenta), 노랑( Yellow) 세 가지 색상을 혼합해서 만들었다. 각각의 색상은 빛의 파장에 따라 활성화되거나 반대로 비활성화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원하는 빛의 파장을 이용해 색상 채널을 제어한다. 예를 들어 청색광을 사용하면 노란색 염료에 흡수되면서 노랑이 비활성화되고, 자홍과 청록이 남아 파란색이 된다.

 

물체에 원하는 색상과 패턴을 인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포토카멜레온 염료, 프로젝터, 자외선램프다. 원하는 물체에 염료를 바른 후, 자외선을 비추면 색상이 사라지고 투명해진다. 이 상태에서 프로젝터를 이용해, 원하는 색상의 디자인 패턴을 비추면, 염료가 반응하면서 색을 입은 패턴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디자인이나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시 자외선을 비춰 투명하게 만들면 된다. 자연 상태에서는 햇빛을 받아도 인쇄된 무늬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한다. 

 

프로젝터를 이용해 디자인과 패턴을 인쇄할 때, 사용자가 간편하게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개발했다. 현재까지 연구를 통해 개발한 염료는 3D 프린터를 사용해 색상을 변경할 수 있는, ‘컬러모드(ColorMod)’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포토카멜레온 염료는 컬러모드와 비교하면 해상도도 높고, 훨씬 풍부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모든 색을 이런 방법으로 구현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앞으로 연구를 통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하고 폭넓은 색상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기존 재료에 포토카멜레온 염료를 통합해, 자동차 부품 제조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드(Ford)와 MIT 연구팀은 컬러모드 3D 기술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  이번 연구가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면, 다양한 색상이 들어가는 부품 생산 공정을 단축하거나, 자외선에 대한 염료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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