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뜨는 것을 보는 것은 중요하다. 떠 있는 해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해가 지는 것을 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의미다. 거창하게 생과 사를 얘기하지 않아도, 하루에 적어도 한번 해를 바라보는 사람은, 추측건대 산다는 것의 의미를 좀 아는 사람이다. 해의 본질은 빛이고, 빛은 생명의 근원이다.
가장 최근에 떠오르는 해를 바라본 것은 언제인가? 해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늘을 본 적은 언제인가? 사는 것이 바쁘다는 핑계는 초등학생도 입에 올리는 세상이다. '삶'이 바쁜 것이 아니라, '맘'이 콩밭에 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무엇이든 마음 이편과 저편에 다른 콩밭 서너 개씩은 가지고 살아가는 세상이다.
마음속 콩밭에도 밝은 햇살과 푸른 하늘이 필요하다. 해 뜨기도 전에 집을 나서, 달도 져버린 밤에 돌아오면, 마음이 건강할 수 없다. 어둠 속을 걷고, 지하철로 이동하고, 실내에서 시간을 보낸다. 빛 속의 자외선이 비타민 D를 만들 수 없으니 면역력은 떨어지고, 해가 무엇인지 까마득하게 잊고 사니 마음은 늘 어둡다.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해는 매일 뜨고 진다. 일 년이 365일이면 365번 뜨는 것이 태양이다. 먹구름이 끼고 미세먼지가 훼방을 놓으면, 볼 수는 없어도 느낄 수는 있다. 매일 볼 수 있는 해를 364일 동안 잊고 살다가, 해가 바뀌는 첫날에 그 막히는 길을 뚫고 달려가, 굳이 그 많은 사람 속에서 보겠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더구나 코로나19로 사방이 빗장을 친 이 마당에.
아무도 누구도 무엇도 '내일'을 보장해 주지 않았다. 일 초 뒤의 삶이 어떨지 모르는데, 새로움의 시작이 일 년에 한번 인 것처럼, 수많은 사람이 의식을 치르며 산다. 집단 최면에 걸린 것처럼, 꼭 거기에 가서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매일 아침 떠오르는 해를 보며 일 년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수지타산을 따져 보아도 남는 장사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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