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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23. 09:03

오는 말과 가는 말. 오거나 가거나, ‘말’이 ‘말’을 만든다. ‘말’이 ‘감’을 만든다. 오는 말이 고우면, 가는 말이, 곱다. 가는 말이 바르면, 오는 말도, 바르다. 그 어떤 것보다 말에는 힘이 있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고, 말하는 대로 규정된다. 말은 생명력이 짧지만, 여운을 오래 남긴다. 글은 생명력이 길지만, 생각을 길게 남긴다. 말에 상처받으면 평생을 간다. 글에 상처받으면 기억하지 않는다. 

 

말은 말로서 ‘말’로 존재해야 한다. 글은 글로서 ‘글’로 존재해야 한다. 말로 해야 할 것이 문자에 담기거나, 글로 해야 할 것을 소리로 보내면, 그것은 자연의 법칙에 어긋난다. 요즘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망할 놈의 ‘톡’과 ‘메시지’ 때문이다. 감정과 상황은 모두 걸러내고, 메마른 내용만 보낸다. 때로는 내용보다 중요한 것이, 함께 전달되는 감정과 느낌이다. 문자로 변태를 일으킨 언어에는, 그런 감정과 느낌이 빠져 있다.

 

어린이나 청소년이 입력하는 단어와 문장을 머신 러닝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감정 상태나 표현에 대해 조언해주는 스마트 키보드 앱인 ‘오운 잇(Own It)’.(화면 BBC)

 

이런 일이 반복되면, 배려도 예의도 사라진다. 아무렇지도 않게, 근본 없는 단어가 오가고, 상처 주는 낱말을 당연하게 사용한다. BBC가 이런 문제들을 더는 방관할 수 없다고 생각했나 보다.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문자 메시지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댓글을 입력할 때, 단어와 내용을 모니터한 후, 적절하지 못한 단어를 사용하거나, 감정을 조절할 필요가 있을 때 조언을 해주는, 스마트폰 앱을 만들었다. 

 

디지털 웰빙 앱이라고 소개한 '오운 잇(Own It)'이라는 머신 러닝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 키보드 인터페이스다. 입력하는 메시지가 부정적이면 오운 잇이 조언을 한다.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이를 인식해, 공유해도 좋은지 생각해 보게 한다. 화가 났을 때 보내는 메시지로 감지되면, 실제로 메시지를 보낼지 묻기도 한다. 스마트폰 화면 보는 시간을 제어하는 기능도 제공한다고 한다. 

 

오운 잇 앱은 2018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 머신 러닝과 인공 지능을 활용하며, 케임브리지 태스크포스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어린이 관련 자선 및 복지 단체에 의견 수렴도 거쳤다. 오운 잇 앱의 개발과 연구는 영국 부모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개발 때문에 시작됐다. 영국 부모의 절반이 자녀들이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오운 잇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영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