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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의 감성과 LG전자의 기술이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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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의 감성과 LG전자의 기술이 만나다
LG전자 LG-KE850

길동이는 가구를 만들고, 갑돌이는 농기구를 만든다. 나무를 다루는 길동이의 손재주와 쇠를 주무르는 갑돌이의 실력은 온 나라에 소문이 파다할 만큼 따라올 사람이 없다. 각자의 명성을 일찌감치 귀 동냥으로 들어서 알고 있던 두 사람이 어느 날 주막에서 만났다.

진정한 고수들은 서로의 능력을 알아보는 법. 세상사는 이야기로 시작했던 둘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물건’에 대한 개발 논의로 바뀌었다. 둘은 서로의 재주를 살려, 나무와 쇠의 장점만을 모아서 만든 가구와 농기구를 만들어보기로 한다.

명품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의류와 액서사리 전문 업체인 프라다. 세계시장에서 쟁쟁한 경쟁 상대들과 어깨를 겨루고 있는 가전 전문 기업인 LG전자. 패션과 가전을 이야기할 때 이름을 뺄 수 없는 두 기업이 손을 잡았다.

값비싼 가격에도 늘 고객들이 끊이지 않는 프라다의 고급스러운 고품격 디자인. 디지털 기술의 결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첨단 휴대전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LG전자의 기술. 이 두 가지가 만나 프라다폰(LG-KE850)이라는 새로운 ‘물건’ 하나를 만들어냈다.

길동이와 갑돌이가 만들어낸 ‘신개념’ 가구와 농기구는 단번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 각자의 장점과 특기를 모아 만들어낸 공동 제작 상품이 그야말로 히트 상품이 된 것이다. 길동이와 갑돌이 이야기는 지어낸 것이지만 프라다와 LG전자의 만남은 현실이다.

요즘 서로 다른 분야, 서로 다른 노하우를 가진 기업들이 손을 잡고 새로운 물건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공동 제작 상품이나 서비스, 이른바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 마케팅이 디지털 컨버전스라는 트렌드와 맞물리며 급속히 지경을 넓혀가고 있다.

콜래보레이션이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개념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그 대상과 범위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스포츠 용품과 가전처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손을 잡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걷기 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프라다와 LG전자가 함께 만들어낸 프라다폰도 그런 사례의 일부일 뿐이다. 프라다의 디자인과 LG전자의 기술이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얘깃거리가 될 만 하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탄생한 프라다폰의 겉과 속을 살펴보면 독특한 퓨전 요리를 보는 것처럼 익숙함과 생소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것이 눈길을 끌게 만든다.

프라다폰에는 유선이든 무선이든 전화기하면 반드시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여겨졌던 키패드가 없다. 대신 3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 액정에 나타나는 가상 키패드를 이용해 숫자를 눌러 전화를 건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각종 메뉴와 기능 역시 화면에 보이는 대로 선택하고 조작하면 그만이다.

물론 PDA폰 중에는 키패드 없이 터치스크린만으로 사용하는 제품들이 이미 나와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휴대전화와 비교하면 크기가 크고 무거워 대부분의 제품이 휴대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휴대전화가 아닌 휴대전화로도 사용할 수 있는 PDA가 PDA폰이 가진 한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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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패드를 없애고 3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 액정을 채용한 LG-KE850. 프라다의 디자인과 LG전자의 휴대전화 술이 접목된 제품으로 디지털 오디오 및 동영상 재생, 200만 화소 디지털 카메라, 블루투스 기능 등을 탑재했다.(사진=LG전자)

프라다폰은 PDA폰처럼 기능이 다양해 보이지는 않는다. PDA가 아니라 휴대전화인 까닭이다. 하지만 키패드를 없앤 덕분에 날씬한 몸매를 가질 수 있었고, 부드럽고 깔끔하게 이어지는 선으로 마음껏 매력을 발산한다. 여기에 액정 화면 위쪽에 각인된 프라다 로고가 명품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유혹한다.프라다의 명성을 은근히 느끼게 만들어 주는 로고는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파우치와 액정 보호 필름에 까지 조용히 자리를 잡고 들어가 있다. 휴대전화 전문 매장은 물론이고 프라다 매장을 통해서도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도 이색적이다.

프라다폰의 크기는 가로 세로가 각각 98.8mm와 54mm. 화면은 제법 널찍하면서 손으로 들고 사용하기에는 알맞은 크기다. 두께는 12mm, 10mm도 되지 않는 초슬림 디자인의 휴대전화와 비교하면 두껍지만 끌리는 마음을 닫아버리게 만들 만큼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듯 하다.

액정 화면에는 깔끔한 플래시로 구동되는 메뉴가 디스플레이 되고, 휴대전화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동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동영상은 MPEG, H.263, H.264 형식을, 음악은 MP3, ACC, ACC+, WMA, RA 파일을 지원한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고 싶을 때는 200만 화소급의 디지털 카메라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보고 듣는 멀티미디어 휴대전화인 만큼 넉넉한 메모리는 필수인 까닭에 마이크로 SD 방식의 외장형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포인트, 액셀, 워드 문서와 PDF, TXT 형식의 문서를 볼 수 있는 문서 보기 기능도 덤으로 들어가 있다. 무선 헤드셋을 이용해 음악을 듣거나 핸즈 프리 통화가 가능한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매력이다.

새해부터 인터넷과 블로고스피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애플의 아이폰과 비슷한 디자인 때문에 프라다폰은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아이폰이나 프라다폰이나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길을 가야할 제품이다. 두 가지 모두 소위 말하는 대박을 낼 수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프라다폰은 2월말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부터 600유로(약 73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홍콩, 태국, 싱가폴 등의 아시아 국가는 3월로 출시 시기가 예정되어 있다. 국내 판매는 올해 2분기로 잡혀있다. 국내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것인지를 두고 말이 많은 아이폰에 비한다면 적어도 프라다폰은 몇 달 만 기다리면 손에 넣을 수 있는 셈이다.

아이폰과 프라다폰이 쟁쟁한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두 제품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비교하며, 장점을 칭찬하고 단점을 꼬집는 고객들도 넘쳐난다. 당신의 마음은 지금 어느 쪽으로 더 기울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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