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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가 아태지역 스마트 오피스 2007을 베트남에서 개최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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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가 아태지역 스마트 오피스 2007을 베트남에서 개최한 까닭은?
아태지역 중견·중소기업 고속성장

습기를 가득 머금은 후덥지근한 공기.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가늘고 높은 톤의 목소리. 한국 시간으로 10월 17일 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한 베트남 호치민의 떤 션 냇(Tan Son Nhat) 공항 풍경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입국 수속과 세관 검사를 마친 후 문 하나를 나오니 곧 바로 밖이다.

일행들이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작은 궁금증 하나가 머리 속에 똬리를 튼다. 베트남? 하필이면 왜 이곳에서 한다는 것일까? 호치민 까라벨(Caravelle) 호텔에서 다음 날인 18일부터 19일까지 개최되는 HP 아시아태평양 본사의 ‘HP 아시아태평양 스마트 오피스 2007’에 초청을 받아 방문하는 길. 글로벌 IT 기업이 주최하는 행사와 베트남의 분위기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다.

‘아시아 시장이 가진 성장 잠재력’과 ‘아시아 국가 중에서 IT 분야의 고속 성장의 선두에 있는 베트남이 가진 상징성’. 함께 동행한 한국HP 퍼스널 시스템 그룹의 김대환 이사는 베트남에서 HP 아시아 태평양 스마트 오피스 2007을 개최하게 된 이유를 그렇게 간단하게 요약한다.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하는 동안 눈인사를 나눈 호치민의 밤거리를 보면서 ‘잠재력’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맴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거리, 골목, 상점과 사람들의 모습. 전봇대를 다리 삼아 얼기설기 얽혀 도시를 감싸고도는 전화선이 이방인의 눈에 친근하게 다가온다.

인터넷이나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까?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싱가포르에서도 굼벵이 같은 인터넷 때문에 고생했으니 아예 기대를 하지 않기로 한다. 역시나 호텔방에 도착해 인터넷 연결을 시도하니 쉽지 않다. 어렵게 인터넷을 연결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인터넷 전화로 도착 소식을 전하려던 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으로 끝이 난다.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아침. 창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거리의 풍경은 활기차다. 푸른 하늘과 맑은 햇살이 다시 한번 ‘잠재력’을 상기 시킨다. 한반도의 약 1.5배 면적에 약 8,312만명(2005년 추정, 비공식적인 인구는 약 1억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곳이 HP와 같은 글로벌 IT 기업에게 ‘기회’의 땅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이유를 곧 알게 될 것이다.

아태지역 중견·중소기업이 고속 성장의 견인차

아침 9시 30분. 한국, 대만, 중국,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에서 찾아온 150여 명의 기자들이 호텔 3층에 있는 까라벨 볼룸을 가득 메웠다. 방송국 뉴스 룸처럼 만들어진 단상위에 아시아태평양/일본 퍼스널시스템 그룹의 애드리안 코치 총괄 부사장이 기조연설(General Session)을 위해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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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아시아태평양/일본 퍼스널시스템 그룹의 애드리안 코치 총괄 부사장이 베트남 호치민에서 개최된 스마트 오피스 2007에서 아시아의 중견·중소기업 시장 현황과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행사 시작을 알리는 기조연설은 대부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날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뉴스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질문과 진행은 그가 맡았다. 그(그의 이름은 알지 못한다. 그의 이름을 메모할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빴다)는 능숙하고 세련된 진행 솜씨가 돋보이는 프로였다.

“HP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기술 발전의 중심이 되고 있는 베트남과 같은 고속 성장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해 빠른 속도로 IT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견·중소기업들은 투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과 솔루션을 필요로 한다.” 애드리안 코치 부사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잠재력을 언급하며 말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시장 조사 자료와 현황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견·중소기업 부문의 HP 데스크톱과 모빌리티 제품의 연간 성장률은 60.7%. 2007년 2분기의 시장 점유율과 비교하면 3.7배나 증가했다. 특히 이미지 및 프린팅 제품의 경우는 연간 성장률 102%라는 초고속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DC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PC 트래커(2007년 2분기 기준)와 월드와이드 분기별 부품 트래커(2007년 2분기 기준)를 근거로 한 내용이다. 이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견·중소기업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액세스 마켓 리서치(AMI) 파트너스가 내놓은 연구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기업들이 올해 사용한 2,100억 달러에 달하는 IT 비용 중에서 64%인 1,344억 달러가 중견·중소기업 시장에서 사용됐다. 이는 2005년과 비교할 때 58%가 증가한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견·중소기업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IT 예산 규모도 가장 크다”는 것이다.

다양한 신제품, 솔루션, 영업 조직을 기반으로 중견·중소기업의 파트너가 되겠다

HP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 당연할 만큼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다. 아시아태평양 스마트 오피스 2007에서는 이러한 시장 변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HP의 구체적인 전략이 담긴 제품, 솔루션, 서비스 등이 대거 선보였다.

이번에 소개된 신제품들은 비즈니스 데스크톱 PC, 초소형 인텔리전트 레이저젯 프린터, 워크스테이션, 비즈니스 노트북, 아이팩 시리즈 등 다양하다. 모두가 중견·중소기업에서 업무효율과 사무환경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들이다.

이와 함께 프린트 2.0 전략에 기반을 둔 다양한 웹 프린팅 솔루션, IT 관련 제품이나 솔루션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문제 해결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토탈캐어 어드바이저, PC나 프린터에 장애가 생겼을 때 원격으로 신속하게 해결할 수 인스턴트 서포트 프로페셔널 에디션의 업그레이드 버전 등이 소개됐다.

특히 HP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는 강화된 토탈캐어 프로그램과 새롭게 포함된 26개의 솔루션에 대한 소개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토탈캐어는 중소규모 기업이 제품 선택, 구입, 이용, 보안 및 보호, 새로운 시스템이나 솔루션으로 전환하고자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제품과 솔루션으로 구성된 고객 지원 프로그램이다.

한편 애드리안 코치 부사장은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HP가 약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지리적인 확장성을 꼽았다. 즉, 대도시뿐만 아니라 중소규모의 도시에 까지 발 빠르게 진출함으로써 미래의 고객들에게 신속하게 다가가고 있는 전략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450개 이상의 도시에서 제품 판매, 서비스 제공, 솔루션 지원 등을 할 수 있는 조직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는 이미 150개의 도시에서 이러한 조직이 운영되고 있으며, 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이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HP가 추구하는 전략이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면서, 급속하게 성장하는 시장 요건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로 베트남을 지목한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스마트 오피스 2007이 베트남에서 열리게 된 배경을 다시 한번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베트남 시장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아시아 국가들 역시 HP가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곳들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HP에게 기회의 땅이라면 경쟁 업체들에게도 똑 같은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과연 스마트 오피스 2007에서 HP가 공개한 전략과 다양한 제품군들이 기업 고객들에게 어느 정도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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