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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PC가 변해가네, 정말 빨리 변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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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 그대로를 말하고, 생각한 그 길로만 움직이며, 그 누가 뭐라 해도 돌아보지 않으며, 내가 가고픈 그 곳으로만 가려 했지…….’ 누가 뭐라 해도 자기가 가고픈 그곳으로만 달려가던 PC가, 그 누군가가 하는 말과 생각들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1988년, 동물원의 노래 ‘변해가네’가 수록된 1집 음반이 발매되었을 때만 해도 PC는 초라했다. 지금에서 돌아보면 그랬다는 얘기다. 강과 산이 두 번쯤 변할 만큼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다. 20년, 그 동안 PC는 나름대로 열심히 변신을 시도했다.

알맹이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능력과 재주가 일취월장 했고, 촌스럽던 몸뚱이는 말쑥하고 세련되고 날씬해졌다. 그렇게 변하기는 변했는데,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방향으로 변하는 데는 인색했다. 적어도 속과 겉이 달라지기는 했을지라도 ‘PC는 이렇게 생겼다’는 틀에서 벗어나는 데는 부족했다.

PC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좀 더 편하고 사용하기 좋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달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PC를 만드는 사람들은 자기가 가고픈 PC의 길만을 고집했다.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PC가 고집하던 ‘PC는 이래야 한다’는 틀은 좀처럼 쉽게 깨지지 않았다.

그러던 PC가 주인으로 섬기게 될 고객들의 생각과 바람에 관심과 귀를 기울이며 달라지기 시작했다. 모니터와 몸통을 하나로 만든 일체형이 등장했고, 책만큼이나 작은 이른바 북셀프(bookshelf;책꽂이) 스타일도 나왔다. 키보드 대신 손으로 쓰고 그리는 태블릿도 선보였고,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실패했지만 울트라 모바일 PC도 얼굴을 내밀었다.

2007년, 해가 바뀌면서 이러한 PC의 변화는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HP의 터치스마트(TouchSmart) PC와 tx1000 엔터테인먼트 노트북, 소니의 바이오 타입 L, 아수스의 W5Fe 노트북이 그런 진화의 상징이 될 수 있는 ‘물건’들이다.

PC는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를 선으로 연결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벗어 버렸다. 노트북은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작은 PC에 불과하다는 ‘편견’을 깨기도 했다. 모두가 아니코닉 디자인(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상징성을 갖는 디자인)을 공통 코드로 내 세운 것들이다.

보기만 하는 모니터는 가라. 이제는 터치스크린이다
HP 터치스마트 PC(TouchSmart)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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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스마트 PC는 그것이 놓여질 공간을 생각하면 가족들을 위한 PC로 제격이다. 하지만 활용면에서는 철저하게 개인화을 지향한 PC다. 기차가 달려가야 할 두 가닥의 선로(rail)는 결코 만날 수 없다. 만날 수는 없지만 언제까지나 함께 가는 것이 레일이다. 터치스마트에는 그런 두 가지 속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터치스마트 PC에는 혼자서 덩그러니 떨어져 있어야 하는 몸통이 따로 없다. 독특한 모양의 몸통 앞에는 19인치 액정 모니터가 달려있다. 소위 말하는 일체형 PC다. 하지만 단순히 모니터와 본체를 붙여 놓는 성형 수술 차원이 아니라, 특별한 기능을 가미해 능력까지 업그레이드 했다.

터치스마트에는 HP 스마트센터(SmartCentre), HP 스마트캘린더(SmartCalendar), HP 포토스마트 터치(Photosmart Touch) 등의 특별한 응용 프로그램들이 들어가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터치스크린 기능을 탑재한 19인치 와이드 모니터와 드림팀을 이뤄 이전의 PC가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현실로 만들어 냈다.

달력으로 주소록, 일정, 경조사를 관리하고, 사진, 음악,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 FM 라디오, TV, 130만 화소의 웹캠, 내장 마이크가 보이지 않게 숨어 있거나 있어야 할 곳에 들어가 있다. 이것들이 모니터 양쪽에 달린 스테레오 스피커와 가로로 넓은 와이드 화면과 어우러져 라디오, 오디오, TV가 된다.

중요한 점은 이런 모든 기능들을 모니터 화면에서 손가락으로 직접 선택하거나 제어할 수 있다는 것. 터치(누르는)할 수 있는 스크린(화면) 덕분이다. 펜처럼 생겼지만 잉크는 나오지 않는 스타일러스라는 펜을 사용해도 된다. 화면에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똑똑한 PC가 터치스마트의 모습이다.

인터넷과 물려 있는 상태에서는 MSN 메신저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 스카이프 같은 인터넷폰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얼굴을 보며 대화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PC 보다는 TV에 가까워 보이는 겉모양이 책상 위 보다는 거실에 더 어울린다.

여기저기 살펴보면 자주 사용하거나 꼭 필요한 주변기기와 입출력 단자가 오밀조밀하게 들어가 있다. AMD 튜리온TV 62 X2 듀얼코어 프로세서, 2GB 용량의 메모리, 320GB 용량의 하드디스크가 몸속에서 주인의 명령을 발 빠르게 수행한다. 터치스마트 PC를 보고 있노라면 이름 그대로 ‘똑똑해 보이고 만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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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노트북, 화면을 돌리고 손가락으로 콕콕 눌러라
HP tx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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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껍데기만 노트북다운 노트북들에게는 사람들이 좀처럼 눈길을 주지 않는다. 비록 생긴 것은 노트북이라도 능력과 재주는 PC만큼이나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일할 때는 똑똑한 비서가 되 주어야 하고, 쉬고 싶을 때는 즐거움을 안겨주어야 한다.

tx1000은 일하고 즐기고 싶을 때 부족함이 없이 능력 발휘를 해줄 것 같은 엔터테인먼트 노트북이다. 트위스트 앤 터치(twist & touch) 노트북이라고 불러달라는 tx1000은 말 그대로 돌리고(트위스트) 찍는(터치) 노트북이다.

키보드 뒤편에서 언제나 서 있기 마련인 것이 대부분의 노트북에 달려 있는 액정 화면의 운명이다. 하지만 tx1000의 액정은 그 운명을 거부하고, 180도로 돌아간다. 액정을 돌리고 키보드 쪽으로 눕힌 상태를 보면 평범한 액정 모니터를 닮았다. 하지만 생소하지는 않다. 이미 태블릿 PC, 울트라 모바일 PC에서 보았던 모습이다.

화면을 돌렸으니 이제 그 화면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 그것이 터치스크린 기능이다. 손가락으로 찍고, 스타일러스로 슥슥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넣는다. 어떤 TV 드라마에서 보았던 ‘돌리고 돌리고, 찍고 찍고’하는 탤런트의 대사가 생각나는 물건이다.

tx1000의 터치스크린은 화면 위에 압력이 가해지면 이를 감지하는 방법으로 동작한다. 그래서 특별한 장치가 들어가 있지 않은 손가락이나 펜으로 눌러도 마우스처럼 전자펜처럼 사용할 수 있다. 번거롭게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메뉴를 선택할 수 있고, 종이 노트처럼 눕혀 놓고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음악이 그리울 때, 영화 한편이 맛보고 싶어질 때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오디오 비디오로 변신한다. HP 퀵플레이 3.0이라는 멀티미디어 전용 프로그램이 주인을 섬기는 방법이다. 귀차니스트 주인을 위해 깜찍한 크기의 무선 리모컨도 덤으로 딸려온다.

130만 화소의 웹캠과 듀얼 마이크는 이웃들과 인터넷으로 소통할 때 요긴한 것들이다. 자기 주인이 아니면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지문인식 기능도 들어가 있다. 가족들과 함께 사용할 요량이라면 아빠, 엄마, 아들, 딸의 지문을 각각 등록해 두면 섬겨야할 주인들을 손가락 하나만으로 구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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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와 노트북의 DNA를 조합한 유전자 변형 PC
소니 바이오 타입 L(VAIO Type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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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Potable) PC인 노트북의 위세에 주눅이 잔뜩 든 PC는 움직이려는(Movable)것 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미니PC가 되었든 일체형 PC가 되었든, PC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주인이 늘 찾아오게 만들었다.

어쩌다 주인이 가는 곳에 따라가기라도 하려면 최소한 키보드와 마우스는 함께 동행해야 하고, 거추장스런 케이블도 번거로움을 거들었다. 녀석들의 밥인 전기를 먹여주려면 전원 케이블도 챙겨야 하고, 그것을 꼽을 수 있는 콘센트도 가까이 있어야 했다.

바이오 타입 L(Type L)은 그렇게 꿈쩍하기 싫어하던 PC를 자꾸 움직이고 싶어지도록 만든 PC다. PC이면서 PC같지 않고, 노트북 같으면서도 노트북이 아닌 PC가 타입 L이다. 누군가 설명해주지 않으면 PC라고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을 만큼 생긴 것부터가 색다르다.

모니터와 본체를 한 몸에 넣은 일체형 디자인에, 키보드까지 붙여 놓았다. 접고 펼 수 있는 키보드에는 노트북에서 볼 수 있는 터치 패드가 들어가 있다. 마우스도 필요 없다는 얘기다. 키보드를 열면 PC가 되고, 키보드를 위로 접어 올리면 오디오가 되도록 만든 것이 타입 L이다.

키보드가 모니터 쪽으로 올라가 접히면 액정화면 윗부분이 1/3정도 드러난다. 살포시 드러난 이 공간은 그냥 의미 없이 남겨진 것이 아니다. 시계와 달력이 표시되고, 음악을 들을 때는 필요한 정보가 눈을 즐겁게 해준다. 침실, 거실, 부엌의 한편에 놓아두면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고, 미니 콤포넌트 오디오로 주인을 흡족하게 한다.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타입 L은 또 다른 재주를 품고 세상에 나왔다. PC에게는 ‘전혀’ 필요 없다고 여겼던 전지를 내장했다. 전원이 꼽혀있는 상태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내장 리튬이온 배터리는, 주인이 가져가고 싶은 곳으로 손으로 들어서 옮겨 놓으면 그때부터 숨은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배터리가 들어가 있으니 마치 노트북처럼 전원 케이블을 콘센트에 꽂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2시간 정도를 버틸 수 있다. 470.2x289.9x141.7mm의 크기에 무게는 약 4.5kg. 위에 있는 손잡이를 잡아서 필요한 곳으로 가져가는 것은 연약한 그녀들에게도 힘든 일은 아닐 듯 하다.

15.4인치 크기의 액정 화면은 투명한 플라스틱 프레임 안에 들어가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공중에 살짝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모니터를 중심으로 2개의 스피커, 웹 카메라, 마이크를 붙박이로 넣었다. 인터넷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 전화나 화상 통화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몸속에는 인텔 코어2 듀오 T5600(1.83GHz), 1GB의 메모리, 120GB 하드디스크, 슬롯형 DVD 라이터, 무선랜 등으로 채워져 있다. 이미 화려하거나, 앞으로 화려해질 미래를 꿈꾸는 톡톡 튀는 신세대 싱글족이라면 곁눈질하지 말고 꼼꼼하게 살펴보아도 좋을 듯한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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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형 휴대폰과 PDA의 매력, 노트북에도 담았다
아수스 W5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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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코더 2 듀오 프로세서, 최대 1.5G까지 확장할 수 있는 메모리, 주머니 사정에 따라 적당한 용량을 선택할 수 있는 하드디스크. 무선랜은 기본이고, 블루투스까지 지원하는 무선 네트워크 기능. 별로 부족해 보이지 않는 각종 입출력 단자와 외부 인터페이스.

12.1인치 와이드 액정에 크기와 무게는 각각 305x220x310mm와 약 1.7kg인 서브 노트북. 제법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나쁘지 않아 보이는 아수스의 W5Fe는 이미 시장에 나아있는 노트북들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그런데 정말 평범한 서브 노트북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다. W5Fe는 평범한 것 같은 주춧돌 위에 사이드쇼(SideShow)라는 특별한 돌 하나를 더 얹었다. 문자 그대로 풀어보면 ‘옆에서 본다’라는 뜻 같은데, 이게 무슨 소린가. 백문이불여일견. 보면 보이고, 보면 알 수 있다. W5Fe의 생김새를 보면 다른 노트북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 하나가 액정 패널 바깥쪽 윗면에 달려 있다.

깜찍한 액정이다. 2.8인치 크기의 컬러 TFT 액정이 한쪽 구석에 쏙 박혀있고, 그 옆에는 버튼 몇 개가 줄을 맞춰 자리를 잡았다. 마치 폴더형 휴대전화에 달린, 외부 액정을 떠오르게 한다. 아수스에서 사이드쇼라고 이름 붙인 노트북을 위한 노트북에 의한 외부 디스플레이다.

사이드쇼는 서브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이미 받은 메일을 확인하고, 약속이나 일정을 확인해야 하는 일이 잦은 비즈니스맨들이라면 아주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이드쇼는 PC 꺼져있더라도 상관없고, 운영체제의 영향도 받지 않는 별동대 같은 독립군이다.

사이드쇼를 위해 마련된 1GB 용량의 전용 플래시 메모리에는 PC의 아웃룩에서 건너 온 일정, 약속, 주소록과 같은 데이터가 저장된다. 이런 데이터는 PC가 켜져 있을 때 아웃룩과 자동으로 연동되어 항상 새로운 정보로 갱신되어 보관된다.

이렇게 사이드쇼 메모리로 옮겨간 정보들은 PC가 꺼진 상태에서도 언제든지 확인이 가능하다. 아웃룩을 열기 위해 시간 오래 걸리고 번거로운 부팅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사진, 음악, 텍스트 문서와 같은 파일들도 담아두고, 듣고 싶을 때 듣고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다.

물론 실제로 사용해 보면 별로 쓸모가 없을 수도 있고,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자신이 모실 주인들을 좀 더 편하게 섬길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만큼은 기특하고 가상하다. 조만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겠지만 노트북이 진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점만 가지고라도 W5Fe는 신선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견물생심. 보고 나니 마음이 끌리고, 마음이 움직이니 지갑을 열고 싶어지는 고객들도 있을게다. 하지만 변해가는 세상, 달라지는 PC를 보는 눈요기로 만족해야할 사람들이 더 많을 듯 하다. 몸값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PC의 진화 코드에 ‘착한’ 가격 유전자도 듬뿍 들어갔으면 하는 것이 고객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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