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으로 즐기는 인터넷 라디오, 로지텍 스퀴즈박스 라디오

한 동안 디지털 세상을 뜨겁게 달구었던 웹 2.0이 언제부터인가 슬그머니 사람의 입에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완전히 잊혀 진 것은 아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을 가득 채웠던 거품이 가라앉고, 이제는 제자리를 찾아 조용히 진화를 하고 있을 뿐이다.

소통, 공유, 나눔. 웹 2.0을 이야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세 가지 전제다. 그것이 없는 웹의 진화는 무의미하고, 그것을 빼 놓고는 인터넷의 진화를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사람들은 그것들을 보고 듣고 말하며, 오프라인에서 달라진 온라인 세상을 꿈꿨다. 아니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로지텍(www.logitech.com)의 스퀴즈박스(Squeezebox) 라디오는 이름 그래도 라디오다. 수많은 물건들이 디지털 DNA를 이식받아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아날로그 시대의 향수와 낭만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어쩌면 유일한 물건일지도 모르는 바로 그 라디오다.

그런데 라디오라는 이름만 들어도 애틋한 마음이 마음속에서 일렁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라디오는 아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지나고 산과 들을 넘는 전파에, 세상의 사연과 달콤한 음악을 친절하게 배달해주는 라디오와는 족보가 좀 다르다. 그것을 담아서 우리의 귀에 까지 전해주는 방법과 그릇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스퀴즈박스 라디오의 외모는 옛날부터 보아오던 라디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스피커가 들어가 있고, 큼직한 다이얼이 달려 있고, 이런저런 조작 버튼이 박혀 있다. 간단하고 단순하다. 다만, 오른쪽 위쪽에 작은 컬러 액정이 자리를 잡고 있는 점이 좀 특이하다고 여겨질 뿐이다.

무선랜으로 인터넷에 접속해서 인터넷 라디오 방송 채널에서 전송하는 스트리밍 오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는 로지텍의 스퀴즈박스 라디오. 무선랜을 활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유선랜을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고, 2.4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사진:www.logitech.com)

라디오라는 이름을 빌려 왔을 뿐, 아날로그 냄새 물씬 풍기는 그것과는 다른 점이 많다. 스퀴즈박스 라디오는 디지털과 인터넷의 산물이다. 더 많은 방송 채널을 수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인터넷 라디오다. 그런 점을 보면 사람들이 얘기하던 웹 2.0의 아주 작은 단편처럼 여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스퀴즈박스 라디오만 있다면 전 세계 어디서든 인터넷 방송국에 접속해, 뉴스로 세상 소식을 듣고 취향에 맞는 음악을 마음껏 들을 수 있다. 아날로그 라디오는 전파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는 들을 수 없고, 스퀴즈박스 라디오는 인터넷을 연결할 수 없는 곳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수많은 인터넷 방송국에서 보내주는 MP3, OGG, AAC, WMA 형식의 스트리밍 오디오 파일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방송을 즐길 수 있다. 인터넷에 연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유무선 인터넷 공유기에 랜 케이블을 이용해 유선으로 연결하거나 무선랜 어댑터를 통해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유선랜은 최대 100M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지원하고, 무선랜은 IEEE 802.11 g 규격을 지원한다. WPS(Wi-Fi PROTECTED SETUP)를 지원하는 무선랜 액세스 포인터나 유무선 공유기를 가지고 있다면, 복잡한 무선랜 설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초보자도 간편하게 무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선랜으로 연결할 때는 WEP, WPA-PSK, WPA2-PSK 형식의 암호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채널, 앨범, 음악에 대한 정보는 본체에 내장된 약 61mm(2.4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주변 밝기를 감지하는 센서를 통해 디스플레이의 밝기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내장 스피커는 약 20mm 크기의 트위터와 약 76.2mm 크기의 우퍼를 채용했다. 아울러 3.5mm 스테레오 오디오 입력단자를 내장하고 있어서, 휴대용 오디오 플레이어를 연결해 외장형 스피커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크기는 약 220x130x85mm, 미국에서의 판매 가격은 약 200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