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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존재하지 않으면, 인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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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을 그런 곳에서 만날 때가 있다. 저런 사람을 이런 곳에서 만날 때도 있다. 어쩌면 산다는 것은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과 동의어일지 모른다. 살아 있으니까 만나는 것이고, 만났으니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만남이라는 것이 어디 뜻대로만 되던가. 인생이라는 것이 생각되로 되지 않는 길을 가는 것 아니던가.


'저런 사람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괜찮은 사람, '이런 인간 정말 있네' 하고 깨닫게 하는 질나쁜 인간. 저런 사람, 이런 인간, 그 속에 나. 그렇게 섞이고 얽히고 엮이는 것이, 인생, 사람이 산다는 것 아니겠나. 다만, 안타까운 것은 언제나 내가 가는 그 길 위에는  '저런 사람' 보다는 '이런 인간'들을 마주치게 된다는 것.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인연의 양과 질은 공평한 까닭에, 이제까지 저런 인간들을 많이 만났던 사람은 앞으로 이런 사람을 많이 만나며 살게 될 것이라는 사실. 절망할 수도 좌절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버텨야한다. 존재하지 않으면, 인연은 없는 까닭이다.



인연


살아 있는 것이나,

살아 있지 않은 것이나.

모두가 있어야할 그 자리에,

반드시 있어야할 그 시간에,

그렇게 존재하게 되는 순간을,

나는 인연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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