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벤처 시장 6년 만에 최저 수준...CB인사이츠, '2023 벤처 현황 보고서'

"2023년 벤처 자금은 2,484억 달러로 감소하여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3년 글로벌 거래 규모 역시 전년 대비 30% 감소한 2만 9,303건으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감소세는 대부분의 주요 글로벌 지역과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그러나 핀테크와 리테일 테크 부문은 23년 4분기에 소폭의 자금 조달 증가를 보였다."

CB인사이츠(CB Insights)가 '2023년 벤처 현황 보고서(The State Of Venture 2023 Report)'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벤처 시장은 자금 조달 총액이나 거래 모두 큰 폭으로 떨어지며 급격하게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AI 등 관심이 집중된 일부 부문에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탄력성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2023년 벤처 투자금은 2,484억 달러 거래 건수는 2만 9,303 건으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위). 2023년 미국에서의 거래 건수는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아래).

벤처 투자가 침체기에 빠지면서 2023년 글로벌 벤처 캐피탈 자금이 2022년과 비교할 때 42% 감소한 2,484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2022년 감소율 보다 8%가 더 줄어든 것으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벤처 지원 자금 규모가 2,500억 달러 이하로 쪼그라든 것이다. 거래 건수 역시 2022년과 비교할 때 30% 감소한 2만 9,303건으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2023년 4분기에는 투자금 규모가 510억 달러에 그치면서, 바로 이전 분기인 2023년 3분기 보다 24%가 감소했다. 2022년 1분기 최고에 달했던 1,529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역으로는 미국이 -25%, 아시아가 -20%, 유럽은 -26%까지 2023년 4분기 자금 조달이 감소했다.

미국은 자금 조달이나 거래 건수에서 다른 지역을 앞서면서 2023년 4분기에 35%의 글로벌 거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1분기 이후 미국에서의 자금 조달은 다른 주요 지역 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 미국 기반 기업의 2023년 4분기 거래 건수는 2,182건으로 이전 분기와 비교할 때 21% 감소해,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후기 단계의 거래 규모(Late-stage deal size)가 줄어드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투자자들이 더욱 까다롭게 투자 대상을 선정하고 후기 단계의 라운드를 기피하면서, 2021년 이후 후기 단계의 거래 규모는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5,000만 달러에 달하던 후기 단계의 거래 규모 중간값은 2,100만 달러까지 곤두박질한 상태이며, 2023년 4분기의 1억 달러 이상 메가라운드 거래 건수도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반면 초기 단계 거래에 속하는 시드, 엔질, 시리즈 A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투자는 2022년과 같은 70%에 달했으며, 이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거래 점유율이다. 보고서는 지난 2년 동안 일부 투자자들은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밝히고, 이는 초기 단계의 기업이 시장 변동성으로부터 잘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가라앉은 벤처 시장 여건으로 2023년에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은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스타트업은 2002년 보다 73%나 감소한 71개에 그쳤다. 2023년에 유니콘이 된 기업의 절반인 35개는 미국에서 나왔고, 유럽과 아시아에서 각각 12개와 18개 기업이 유니콘에 등극했다.

이렇게 활력을 잃은 벤처 시장에서도 생성 AI와 지속 가능성 기술 기업은 2023년 4분기에 투자를 유치했다. 소매 기술과 핀테크에서도 2023년 4분기에 두 자릿수 비율로 자금 조달이 증가했으며, 핀테크에서만 2023년 4분기에 8개의 유니콘이 등장했다. 소매와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는 각각 3개와 2개의 유니콘 기업이 나왔다.

⧉ Syndicated to WWW.CIOKOREA.COM